<구경백의 관전평>이제는 ‘타격전’...좌타자에 달렸다

삼성이 1차전 선발을 김진웅으로 발표하자 모두 의아하게 생각했다. 에이스인 배영수의 등판이 2차전으로 밀렸기 때문이다. 배영수는 페넌트 레이스 마지막날인 지난 5일 무리하게 등판한 게 화근이 됐고 그래서 등판을 하루 늦췄던 것이다.

삼성은 1차전에서 졌지만 2차전에서 배영수가 역투한 게 큰 도움이 됐다. 게다가 권혁과 권오준까지 아주 좋은 투구내용을 남겼다. 삼성 마운드의 힘은 전체적으로 무척 강하다.

반면 두산은 2차전에서 전병두를 선발로 내세웠는데 2.2이닝을 던지고 강판당했다. 그리고 다음 투수인 이경필이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한복판에 슬라이더를 던지다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2차전의 패인은 여기에 있다.

삼성은 마무리인 임창용을 2차전에서도 기용하지 않았다. 대신 1차전에서도 등판했던 권오준이 마무리를 맡았다. 김응용 삼성 감독은 “3차전 이후부터는 선발이 불안할 것이고 따라서 임창용을 롱릴리프로 기용하거나 4차전의 선발로 기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창용 없이 2차전을 이긴 건 삼성으로서는 분명히 큰 소득이다.

두산은 2차전을 내줬지만 원정에서 1승1패를 나눠가져 불만이 없다. 3차전 선발로 아껴놓았던 제2선발요원인 박명환을 등판시킬 수 있다는 것도 든든하다.

김응용 감독의 지적처럼 3, 4차전은 타격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1, 2차전의 선발투수에 비해 3, 4차전의 선발투수는 아무래도 무게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잠실구장은 대구구장에 비해 넓다. 따라서 보다 화끈한 타격전이 예상된다.

여기에 양 팀 감독의 고민이 있다. 김응용 감독은 “2차전을 이긴 것은 이긴 것이지만 경기 내용은 불만족스럽다”고 말했다. 3-1로 달아난 뒤에도 추가득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대구구장에서 타격이 시원스럽게 터지지 않아 우려된다”며 “그러나 3차전은 홈에서 열리는 만큼 적극적인 배팅을 주문하겠다”고 말했다.

3차전 선발투수는 삼성 호지스, 두산 박명환이 유력하다. 둘은 모두 우완투수다. 따라서 양팀은 좌타자들이 제 역할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iTV 해설위원 www.gbk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