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미의 만화가게>韓-日 남녀학생의‘사랑 탐색’

최근 잇따른 일본 극우인사들의 독도 관련 ‘망발’과 한승조 전 고려대 명예교수의 일제 식민지배에 대한 옹호 발언으로 다시 한·일관계가 냉각되고 있다. 최근 정황이라서가 아니라 일본과 우리나라의 관계는 묘한 구석이 많다. 두 나라 사람들은 가깝고 문화적 동질성이 많은 듯하지만 서로 태평양을 사이에 둔 미국보다도 모르며 다르다. 그러나 두 나라 젊은 세대들의 양상은 기성세대와는 분명히 차이가 나고 그것이 미래의 희망일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웃집 일본 소녀와 친해지는 한국 남학생 이야기를 다룬 만화를 소개해본다. ‘하나미’(서울문화사·박성재 외 지음·사진)는 평범한 고교생 준호가 일본 여고생 하나미와 친구가 되면서 일본에 대한 편견을 하나하나 깨나가는 과정을 그린 만화다. 수원에서 서울로 전학 온 준호는 아파트 앞집으로 이사 온 일본 여자 아이들과 우연히 마주친다. 알고 보니 일본에서 한국으로 온 세 자매인데, 이 가운데 큰 딸 하나미는 준호와 동갑이다. 둘은 학교까지 같아 쉽게 친해지고, 준호는 순수하고 친절한데다가 예쁘기까지 한 하나미에게 점점 끌린다.

그런데 곧 이어 하나미를 보고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는 친구들 때문에 당황한다. 아이들도 어른에게 배워서인지, 일본 여학생에 대한 편견이 많다. “일본 여자 아이들은 무척 화끈하고, 말만 잘 하면 옷도 잘 벗는다”는 등의 친구들 말에 준호는 또 한번 당황한다. 그러면서도 슬슬 하나미를 마음에 두고, 하나미 역시 준호를 남몰래 좋아하기 시작한다.

우리 젊은이들도 일본에 대한 편견은 있지만 열등감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일본 젊은이들 가운데도 한국 여자는 ‘엽기적인 그녀’같고 한국 남자는 다 ‘욘사마’일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두 나라 젊은이들은 서로 동질성을 찾는 데 더 익숙한 것 같다. 차이를 인정하지만 서로 알고자 하는 한 걸음은 편견을 없애고 서로를 배워가는 시작이 아닐까.

만화스토리작가 klavenda@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