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한충희의 내몸은 내가 고친다>신장까지 허한 지경에 이르는 ‘下消’

식물을 잎, 줄기, 뿌리 3부위로 나누어 구분해보면, 잎이 가장 겉이요, 줄기가 그 다음이요, 뿌리가 가장 심층에 속한다. 인체도 이와 같아서 상·중·하로 삼등분을 하면 아래쪽에 해당하는 하초(下焦)가 식물의 뿌리에 해당된다. 대개 하초의 병은 깊어진 병으로 오랜 기간을 거쳐 생기고 치료 또한 긴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오늘 살펴볼 증상은 하초에 생긴 소갈인 하소(下消)이다. 하초 중에서 가장 대표되는 장부는 신장(腎臟)인데, 인간의 생명력을 응축해서 저장해두는 장부이다. 이 저장된 생명-정(精)을 다 쓰게 되면 목숨을 다한다고 여길 정도로 중요한 장부이다. 하소는 바로 소갈이라는 증상이 하초에 생겨 신장이 허한 지경까지 간 것이다. 거꾸로 신장이 허한 사람에게 잘 발생하는 것이 소갈이다.

◈증상〓신장과 간장에 해당되는 경락들은 다리쪽으로 순행하게 되는데, 이 부분에 전반적인 순환이 잘 되지 않아 다리와 무릎이 여위어 가늘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 신장은 뼈를 주관하는데 그 힘이 약해지므로 뼈마디가 시리고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발바닥에 번열(열이 몹시 나는 증세)이 생기기도 하며 특히 해질녘에 심하다.

갈증을 느끼지만 기세등등한 열 때문이 아니고 허해서 생긴 열에 의한 것이므로 물을 많이 마시지 말고 목만 축일 정도로 마신다. 물을 제법 마시게 되면 소변으로 바로 나오게 된다. 이것은 몸에서 수분을 쥐고 있을 진기(眞氣)가 적기 때문이다. 소변량 많고 색깔은 맑지 않고 뿌옇게 되어서 마치 기름처럼 보이기도 한다. 얼굴은 거멓게 되고 특징적으로 귀가 건조하게 되며 몸도 전체적으로 여위게 된다.

◈치료와 관리〓하소는 소갈 중에 제일 심한 편이므로 앞서 상소, 중소의 관리법을 포괄해서 더욱 세심히 양생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성행위는 특히 절제가 필요하다. 이미 신장의 정기(精氣)가 허한 상태라서 정(精)을 잘 관리하는 금욕적인 생활이 필요하다.

음식 중에서는 씨앗 종류로 된 음식이 도움이 된다. 잣이나 호두, 검은콩 등을 자주 먹어주면 신장의 기운이 좋아진다. 금해야 할 음식은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인데 이들은 신장을 더욱 건조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한다.

하소는 하초에 열이 생긴 것이지만 거꾸로 하초에 간직할 ‘생명의 열기’가 부족해서 생기는 질환이다. 이를 위해서 좌식 12단금법을 매일 실행해주면 좋다. 그 중 숨을 들이마신 상태에서 양손바닥을 부벼 열을 발생시키고, 열이 난 손을 신장이 위치한 허리부분에 대고 26회 정도 열이 나게 부벼준 후 숨을 내쉬는 방법이 좋다(2004년 11월 26일자 소개·사진위). 이 방법을 시간마다 자주 행해주면 좋다.

하소증상은 허리부분에도 부담이 많이 간다. 오래 서있거나 하면 허리가 무겁고 힘이 부치게 된다. 이를 위해서 입식 팔단금의 ‘양손으로 발 덮으며 허리와 신장을 강하게 만들기’(2월11일자 소개·사진아래)를 하면 도움이 된다. 숨을 일치시켜서 동작을 진행하면 허리 부분에 부드러운 혈액순환상태를 만들어주고 신장을 강하게 하기 때문이다.

소갈은 감정관리에 있어서 차분하고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흥분을 하고 화를 내거나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인체의 기운을 위로 솟구치게 하기 때문에 하소에는 더욱 좋지 않은 것이다.

차서메디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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