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한충희의 내몸은 내가 고친다>인슐린 분비 정상화가 치료 핵심

지난주까지 당뇨병의 한의학적 병명의 하나인 소갈(消渴)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소갈의 상·중·하 구분에 따른 식생활, 운동, 정서상의 관리방법을 살폈는데, 치료에 있어서도 상·중·하 구분에 따른 병리적인 원인을 해소해 가는 방법을 살펴보자.

그렇다면 소갈을 상·중·하로 구분해서 자세히 살펴보았던 분류기준은 어떤 의의를 갖는가? 인슐린의 분비 여부에 따른 1형, 2형 당뇨의 구분보다 자세하다는 것 이외에 어떤 차이를 가지는가?

한의학에서 질병을 분류하는 기준에는 ‘원인’ 분석적 관점이 적용된다. 또 그 원인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그러한 증상들을 발현하게 되는지의 ‘기전’을 강조한다. 이 원인과 기전을 강조하는 분류기준은 치료에서도 맥점으로 쓰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예를 들면 바닥에 물이 고이는 건물이 있다고 하자. 응급조치는 바닥에 있는 물을 퍼내는 것이다. 물이 고인 원인은 지붕의 누수일 수도 있으며 하수구의 막힘 현상 일 수도 있다. 이 원인을 해소하지 않으면 매번 물을 퍼 내야하는 수고로움을 멈출 수 없다.

당뇨 또한 인슐린 분비가 저하된 현상 너머의 원인을 찾고, 그것을 변화시켜 정상적으로 만드는 것이 치료에 있어서 중요하다. 상·중·하로 구분한 소갈(消渴)에 대한 분류기준은 ‘원인’을 찾아내고 ‘기전’을 파악한다는 면에서 또 그것이 치료에도 적용된다는 점에서 당뇨병의 해법을 찾아가는 데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한가지 문제점에 봉착하게 된다. 질병은 세상 모든 것처럼 끊임없이 변화해 간다는 것과 당뇨병이라는 것이 굉장히 종합적이고 광범위한 질병이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현대에 무섭고 많은 신종질환들이 생겨나며 당뇨병에도 새로운 유형들이 나타난다.

예를 들면 ‘한국형 당뇨’는 기존에 비만인에게서 다발했던 유형과는 다르게 마른 체형의 환자들이 많다. 아마도 유형에 대한 연구를 배가한다면 현재의 당뇨병은 더 많은 유형의 당뇨로 구분될 수 있을 것이다.

또 당뇨병은 합병증이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모든 위험한 성인병이 당뇨병으로 인해 유발될 수 있다고 봐도 틀리지 않다. 당뇨병은 전신적이며 종합적인 질환인 것이다. 결국 기존의 ‘소갈’이라는 카테고리로 당뇨병을 모두 파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한의학의 질병 분야를 참고해서 살펴본다손 치더라도 굉장히 많은 분야를 동시에 살펴야한다.

침법(격팔양생역침)을 통한 당뇨치료를 모색해온 차서메디칼에서 현재 당뇨병의 연구·치료방식으로 두가지를 병행해 가고있다. 먼저 각 당뇨병의 분류기준에 따른 당뇨 주치침법 처방을 가지고 치료해 가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근 1년여 동안 진행해온 당뇨환자에 대한 무료 침처방 연구봉사와 임상현장에서 많은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 한가지는 질병이 발생되는 ‘원인’과 ‘변화과정’을 개별 환자의 몸을 통해 확인하고 그에 따른 치료 맥점을 찾아내는 응용방식이다. 두 번째 과정이 좀 더 익어가게 된다면 변화무쌍하고 포괄적인 당뇨병에 대한 획기적인 보고서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서메디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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