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세 前전남지사 후배들에 ‘건강 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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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운동, 마음가짐의 3박자가 조화로우면 몸과 마음이 편해집니다.”

제3대 전남지사를 지낸 이을식(서울 서초구 방배동)옹은 106세로 국내 최고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오는 11일 박준영 전남지사가 마련하는 ‘역대 전남지사 초청 간담회’에 참석, 도정에 대해 오랜 지혜를 들려줄 예정이다.

전남지사 출신들의 모임인 지우회 회장을 맡아 맹활약하는 이옹은 “지사로 재직할 당시 식량이 부족해 퇴비증산운동을 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광주에 가면 전남도 공무원들의 힘을 북돋워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옹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2월17일부터 53년 11월22일까지 2년 남짓 도지사를 역임, 이번 전남도청 방문은 52년만의 나들이다. 1919년 3·1만세운동 당시 중앙교회 신자 300여명과 함께 태극기 2만장을 만들어 배포하다 일경에 적발돼 모진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3대 전남지사에 취임한 것은 독립운동을 계기로 알게 된 이승만 대통령의 강력한 권유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옹은 약간 귀가 어둡고 보행이 조금 불편하지만 가벼운 외출과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을 만큼 건강하다. 그의 건강비결은 꾸준한 잡곡밥 섭취다.

“건강에는 먼저 음식이 중요합니다. 5세때부터 잡곡밥만 먹은 것이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직까지 당뇨가 없는 것이겠지요.”

이옹은 “식당에 가더라도 흰쌀밥이 나오는 곳은 가지 않는다”며 “잡곡밥의 어떤 성분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잡곡밥을 먹어야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옹은 물을 마시는 자신만의 독특한 비법도 공개했다. “물은 반드시 끓인 후 식혀서 먹습니다. 가족이 주는 물도 내가 보는 앞에서 끓이지 않으면 먹지 않습니다. 살균효과를 노리는 것입니다.”

이옹은 평생 가장 좋아하는 운동이 ‘걷는 것’이라고 말한다. 전남지사를 그만 둔 직후 석회석 광산을 찾아다녔는데 그때부터 걷는 것에 이력이 붙었다고 한다. 지금도 강원 삼척·영월, 경북 울진에 있는 자신의 석회석 광산에 매월 2~3차례 출장을 다니는 백발의 탐험가다.

이옹은 또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 건강의 또다른 비결”이라고 강조한다. 자신의 평소 가르침대로 자식농사도 잘 지었다는 평가를 듣는다. 15년전 사별한 부인과의 사이에 3남5녀를 두었다.

형법학자 이형국(67) 전 연세대 대학원장이 큰아들이다. 둘째아들 형교씨와 셋째아들 형철씨는 각각 미국에서 한의사와 대학교수로 활약하고 있다. 정시채(69) 전 농림부 장관이 큰사위고, 김동신(64) 전 국방부 장관이 셋째 사위다. 광주〓정우천기자 good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