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한충희의 내몸은 내가 고친다>‘入出’ 수지 맞아야 건강 유지

우리가 살아가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러 것 중에 하나는 ‘소유(所有)’에 관한 것이다. ‘내 것’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면서 살아가며 이 소유의 많고 적음으로 성패를 나누기도 한다. 그런데 소유의 효용은 거꾸로 ‘쓰는 것’이다. 진짜 잘 소유하는 것은 잘 쓸 때 가능하다.

음식은 직접 내 입을 통해 몸으로 들어온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소유다운 소유다. 일단 먹은 것은 소화과정을 거쳐 영양분과 배설물로 나뉜다. 배설물은 몸 밖으로 나가고, 영양분은 우리 몸에서 쓸 수 있는 형태로 바뀌어 오장에 저장되고 혈액과 더불어 순환하게 된다. 이 영양분의 최종 목적도 활동하면서 소비되는 것이다.

결국 음식은 내 몸에 들어왔다가(入) 배설물로든 활동을 통해서든 나가는(出) 것이다. 입출(入出)이 수지가 맞아야 건강한 내가 유지된다. 영양분이 너무 많은데 쓰지 않게 되면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내장비만이 생겨 성인병으로 발전된다. 적은 섭생은 몸을 야위고 기력을 잃게 만들어 병이 된다. 그러니까 입출이 맞아야 건강한 내가 유지되는 것이다.

정신적인 먹을거리인 정보는 어떠한가? 훌륭한 정보인 좋은 가르침을 생각해보자. 가르침은 내 나름대로 소화하게 되어 정신적인 양식이 된다(入). 그 양식대로 제대로 쓰고 잘 행동하면(出) 기분이 좋고 잡념이 줄어들지만 그렇지 않으면 갈등이 생긴다.

정신적인 갈등 곧 스트레스가 만병의 시작이 됨은 누구나 알 수 있다. 더군다나 많은 정보들이 범람하고 있는 현대에는 정보 입출(入出)을 잘 관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정신과 육체를 함께 지닌 사람에게 있어 건강의 또 다른 척도는 들어온(入) 정보를 제대로 소화시켜 실천(出)하는 것이다.

우리 주변의 모든 것중 내 손아귀에 영원히 쥐어져 있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단지 나와 관계를 맺고 있거나 나를 관통해 쓰여지는 것일 뿐.

이름은 내 것인가? 부모님이 지어주신 것은 다른 사람이 나를 부르는 것이지 내 것은 아니다. 언젠가 두고 떠날 것이다. 직업은 무엇인가? 그 일을 통해서 사람들과 함께 만나면서 서로의 필요를 제대로 충족시키고 주고받는 매개의 것이다.

주고받는 것이 어긋나면 생활의 곤란이라는 병이 될 수 있다. 집은 가족들이 함께 모여 사는 휴식처이며, 여러 생활을 위해서 쓰이는 곳이다. 내가 계속 그 안에 있지도 않으며 들락날락하면서 활용하는 것이다. 돈은 어떠한가? 보통은 일을 통해 벌었다가 내가 필요한 것을 위해서 쓰는 것이다. 매개지 목적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입출되는 많은 ‘매개’를 소유하는 것, 그것을 목적으로 여길 때가 있다.

‘매개역할’인 모든 것! 결국 나를 거쳐서 들어왔다 나가는 것이지 한번도 내 것인 적이 없다. 나와 만났다가 헤어지는 것이다. 또 그러한 모든 흐름 속에서 나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들어왔다 나가고, 만났다가 헤어지고, 가졌다가 쓰는 이 두 꼭지를 정확히, 순리대로 맞춰간다면 복잡한 일은 없게 될지도 모른다.

보통은 내게 들어온 것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쓰지 않고 쌓아두면서 병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 큰 흐름이 막히는데 그 흐름 속에 있는 내 몸의 숨통은 안 막히겠는가?

우리는 마주하는 여러 입출(入出)을 수지에 맞게 관리하는 것으로 건강에 관한 일을 마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 그러한 매개 속의 ‘나’를 효율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건강의 요목(要目)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차서메디칼한의원 원장 hshine@bangh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