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굴곡의 100년을 넘어>“양국갈등 대화로 풀어야…양식있는 일본인도 많아”

‘한·일 우정의 해’자문위원장으로 새로 위촉된 최상용 전 주일대사(고려대 교수)는 “한·일관계가 악화될 때마다 우리는 양식있는 일본인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두 나라는 장애물에 대해 서로 토론하며 역지사지의 자세로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22일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 대한 일본내의 반대여론, 왜곡교과서의 아주 낮은 채택비율, 한·일관계 냉각속에서 식지 않은 한류 열풍을 들며 “일본인들의 양식과 개방된 태도가 양국사이의 희망적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일 한·일정상회담에서 야스쿠니 참배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점 등과 관련해 “고이즈미 총리 개인의 결단을 넘어 일본국민의 57%가 반대하고 중요한 정치 파벌의 장을 역임한 8명의 전직총리들이 재고를 요구한데다 이미 분사나 제3의 추도시설 논의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또 지난 1월 일본신문에 야스쿠니 참배반대 이유를 기고했는데 “이 글을 일본명문여자대학이 논술 지문으로 출제하며 반대논지를 쓰라고 할 정도로 일본내 여론은 양심적·개방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부 일본 각료들의 부적절한 언행은 98년 한·일파트너십 정신에 위배된다”며 “당시 식민통치의 통절한 반성과 사과 위에서 과거를 직시하고 미래를 지향하자고 약속했기 때문에 그 정신에 따라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4년전 문제의 역사교과서 채택률은 0.039%였다”며 “이는 대부분의 일본국민들이 우리의 우려를 자발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채택률 0%보다도 더 설득력 있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동아시아에서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공유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뿐이라는 사실을 두 나라는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며 “나는 늘 일본사람에게 ‘일본 1국으로서는 고독하고 또 우리나라 1국으로서는 좀 약하지만 두 나라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협력하면 그 시너지 효과는 이루 말 할 수 없다’고 말하곤 한다”고 덧붙였다.

최형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