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꼼꼼한 전략 세워야 축제가 즐겁다

영화팬들의 설렘 속에서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지난 6일 개막의 축포를 쏘아올리고 영화축제의 문을 열었다. 개막 하루전인 5일 현재 상영작 중 74편이 이미 완전매진됐고 12만1000여장의 티켓이 팔려나갔다. 예매 사이트를 오가며 일찌감치 준비해온 영화팬들에게는 영화제가 ‘즐거운 축제’가 되겠지만, 뒤늦게 매진된 영화관 창구앞을 끝난 기웃거리는 이들에게는 ‘고단한 행군’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상영 당일 새벽부터 현장 티켓판매소 앞에서 진을 치거나, 콩나물 시루같은 찜질방에서 눈을 부치는 것쯤은 참아넘길 수 있다면 아직 ‘즐거운 축제’를 포기하긴 이르다.

◈표를 한장이라도 쥐고 떠나자= 영화제 기간중 선보이는 영화는 모두 307편. 상영회수는 631회(특별상영 제외)다. 이중 74편의 영화와 346회분의 예매티켓이 매진됐다. 예매가 가능한 공략 대상은 나머지 300여회 상영분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남아있는 표들은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지거나 내주 중반쯤 상영하는 영화가 대부분이다.

일단 상대적으로 좌석의 여유가 있는 다양한 단편영화들과 다큐멘터리 등을 중심으로 골라보자. 어렵게 구입한 티켓이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니었더라도 이 티켓이 부산으로 발길을 향하는 하는 동력으로써의 역할만 해줘도 좋다. 어차피 출발이 중요하니까.

◈매일 아침 화이트보드를 확인하자= 부산에 도착했다면 매일 아침 부산 해운대 스펀지(메가박스)내 1층 안내데스크와 남포동 대영시네마 건물입구에 설치된 화이트보드를 체크하자. 이곳에는 티켓교환, 티켓판매 현황 등이 빼곡히 적혀있다. 뒤늦게라도 남들보다 부지런해지지 않는다면 성과는 없는 법. 전체 티켓의 10%가 배정돼있는 당일 현장 판매 티켓을 잡으려면 늦어도 새벽부터 서둘러야 한다.

주말이나 휴일의 경우는 아예 잠을 포기하고 전날 밤이나 당일 이른 새벽부터 매표소 앞에서 진을 쳐야 한다. 그날 그날 상영작의 반응과 영화팬들의 분위기에 따라 매일 줄의 길이가 달라지므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남포동은 짧게… 해운대에서는 여유있게=올해부터 해운대의 상영관도 늘고 영화관련 전시장도 들어섰지만 아직도 상영작의 중심은 남포동. 도심 한복판인데다 주요 영화가 상영되는 부산극장과 대영시네마, 그리고 PIFF광장과 각 영화사의 홍보부스가 자리잡고 있어 개막 직후부터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후끈하게 달궈지는 영화팬들의 열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긴 하지만 몰려오는 피로는 어쩔 수 없는 상황. 차라리 영화제 측이 마련한 관객쉼터와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무료로 제공하는 관객 카페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해운대 쪽을 베이스캠프 삼아 남포동 쪽으로 움직이는 게 더 낫다. 해운대 백사장에 설치되는 PIFF 파빌리온에서는 ‘부산과 영화, 그리고 10’이란 주제로 부산영화제 회고전시회도 열리고, 2008년 건립이 예정된 영상센터 두레라움의 설계공모작도 공개된다. 또 영상체험센터가 설치돼 가족단위 방문객들은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스타를 만나는 즐거움=영화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가 스타들을 눈앞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쟁쟁한 해외스타는 물론이고 국내 톱클래스의 배우 80명이 영화제에 공식 참석하고 40여명이 공식일정과 관계없이 영화제를 찾는다. 가장 스타들이 많이 몰리는 시기는 개막이후부터 휴일인 오는 9일까지. 따라서 스타들을 만나고 싶다면 이번 주말을 택하는 것이 좋다.

좀더 가까이 스타들을 만나고 싶다면 영화제기간중 매일 오후 남포동 PIFF광장에서 열리는 배우들의 야외 인사시간을 이용하자. 국내 스타들은 물론 청룽, 양궈이메, 츠마부키 사토시, 장첸 등 아시아의 톱스타들이 참석한다. 영화계의 거장들이 손도장을 남기는 핸드프린팅 행사도 이 광장에서 열린다. 올해로 30주기를 맞는 고 이만희 감독(9일 오후2시)과 일본감독 스즈키 세이준(11일 오후2시40분), 프랑스감독 클로드 를루슈(12일 오전 11시)가 핸드프린팅 행사를 갖는다. 해운대 스펀지 메가박스 10관에서 열리는 스크린쿼터 사수투쟁을 담은 다큐멘터리 무료 시사회(9일 오후4시)는 영화인들의 대거참석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스크린쿼터 문화연대측이 일반 관객들도 관람 기회를 줄 것을 검토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영화인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벤트 참여로 흥을 돋구자=영화제 기간 열리는 여러 파티 중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것이 ‘씨네마틱 러브’와 ‘오픈 콘서트’. 8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해운대 대형요트 계측실에서 열리는 ‘시네마틱러브’ 파티에는 일본의 디라이트 멤버 토와 테이가 특별 출연하고 클래지콰이와 최근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기 가수 W, 롤러 코스터의 지누와 쿠마 등이 출연한다.

당일 표를 현장구매(2만원)할 수 있으며 입장객들에게는 무료음료가 제공된다. 해운대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관에서 열리는 ‘오픈콘서트’는 매년 영화제 기간중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부대행사. 올해는 7일부터 13일까지 매일 저녁7시30분부터 공연과 야외영화상영이 이어진다.

박경일기자 parking·부산=강연곤기자 ky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