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심사평>흔한 소재지만 형상화 빼어나

올해의 응모작은 총 163편이었다. 문단 안팎으로 이어지는 동화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예년에 비해 양적으로는 늘어났지만 전체적인 질은 오히려 작년 수준보다 못한 게 아쉬웠다.

그래도 몇 년째 소재주의의 함정에 빠진 해체가족 이야기가 꽤 줄어든 점이 반가웠다. 또한 올해는 팬터지 작품이 많았는데 대개 주제가 불분명한 채 거칠고 어수선한 글들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최종적으로 세 편을 놓고 당선작을 가렸는데 김민령씨의 ‘작은 집 이야기’가 단연 돋보이는 수작이었다. 같은 제목의 그림책에서 골격을 빌려왔고, 소재도 가장 흔하다고 볼 수 있는 소외당하는 이웃에 대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동화적으로 형상화해낸 솜씨가 빼어났다. 그는 동화란 무엇인지 어떠해야 하는지를 몸으로 알고 있는 듯하다.

이 작품과 함께 마지막까지 심사대상에 올랐던 작품은 윤정선씨의 ‘터지고 일그러진 내 감’과 우현옥씨의 ‘황태덕장 가는 길’이다.

두 사람 다 안정적인 문체며, 개성적인 인물, 탁월한 심리묘사로 글 쓰는 솜씨가 돋보였다. ‘터지고 일그러진 내 감’은 도식적이지 않은 결말처리는 훌륭했지만 제목도 그렇거니와 ‘감’을 상징으로 사용한 것이 작위적이어서 전체적인 자연스러움을 해친 점이 안타깝다.

‘황태덕장 가는 길’은 치밀한 묘사가 돋보이기는 했지만 독자를 몇 살의 아이로 생각하고 썼는지 묻고 싶은 글이었다. 동화와 소설의 차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당선자에게는 기쁜 마음으로 한 아름 축하를, 안타깝게 고배를 마신 응모자들에게는 따뜻한 격려를 보낸다.

<심사위원 최윤정·김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