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도 전문화시대>법학 교수

2008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을 앞두고 재조·재야 출신 변호사들의 대학 강단행이 줄을 잇고 있다. 작년말 의결된 로스쿨 관련 법률안은 전체 교원의 20% 이상을 변호사 자격이 있는 실무 교수진으로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스쿨 설립을 계획중인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성균관대 등 소위 ‘법대 빅(Big) 5’ 대학들은 특히 전문성과 경험을 두루 갖춘 변호사들을 교수로 영입하기 위해 활발한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다. 이제 대학에서도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교수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변호사들 입장에서도 법학 교수는 매력적인 전문 영역중 하나로 급부상중이다. 판·검사 출신들은 무턱대고 변호사로 개업해봤자 예전만큼 실속을 차리기 어려운 데다, 한국 법학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로스쿨의 매력이 변호사들을 유혹하고 있다. 잘 나가는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 자리를 내놓고 대학으로 향하는 변호사도 있을 정도다.

서울대 법대에서는 서울지법 판사 출신인 양창수 교수와 윤진수, 정종섭, 이창희, 장승화, 조홍식 교수 등이 실무형 교수진으로 꼽힌다. 부장판사 출신인 윤진수 교수는 민법을, 헌법 재판소 연구관 출신인 정종섭 교수는 헌법을 각각 가르치고 있다. 정 교수는 18권의 헌법 관련 서적을 출간했고, 풍부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04년에는 헌법 만화책을 펴내기도 했다. 세법 전공인 이창희 교수는 국내 회계법인과 증권선물위원회, 미국 로펌 등에서 국제 조세 관련 법률분쟁을 직접 처리한 경험이 있다. 서울대는 2003년도에 김&장 출신의 송옥렬, 2004년도에는 미국 뉴욕주변호사 이우영 교수를 임용하는 등 지속적으로 변호사 영입에 나서고 있다.

고려대에서는 정영환, 김제완, 김기창, 채이식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정 교수는 민사소송법을, 법무법인 정평 변호사인 김제완 교수는 민법을 각각 가르치고 있다. 채이식 교수는 영국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 국제해사기구 법률위원회 한국정부 대표를 맡는 등 국제법 분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연세대 법대에서는 전임 교원 31명중 미국 변호사를 포함해 9명이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실무형 교수진이다.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 출신인 최종현 교수, 대검찰청 컴퓨터범죄수사과장 출신인 백승민 교수, 김홍엽, 남형두 교수 등이 눈에 띈다.

한양대 법대의 경우 전임 교원 40명중 10명이 변호사 자격 보유자. 법무법인 김&장 변호사 출신인 한만수 교수가 조세법을 가르치고 있고, 석광현, 박수근, 한충수, 김홍균교수 등이 실무형 강의를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판사 출신인 유영미 교수가 새로 영입돼 헌법학 강의를 맡을 예정이다. 성균관대도 전임교원 28명 중에 5명이 실무 출신이다. 서울 동부지검 부장검사 출신인 노명선 교수가 최근 가세, 형사소송법을 가르치고 있고, 오상현, 임재연, 지원림, 오승종 교수 등도 강의를 맡고 있다. 이번 학기에는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 출신인 김성용 변호사와 이전오 변호사를 새로 영입했다.

이들은 풍부한 실무경험에다 새 영역에서 의욕도 대단하다. 검찰 미래기획단 팀장으로 활동하다 성균관대 법대로 옮긴 노명선 교수는 “한국의 사법개혁을 정리하는 연구를 해보고 싶다”면서 사법개혁에 관한 논문도 준비중이다. 서울대 법대 정종섭 교수는 “실무 경험이 없을 경우 자기 주장만 반복하거나 남의 논리만 되풀이하게 될 수 있다”며 “실무 경험이 있으면 법 적용에 있어 구체성을 획득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윤정기자 prufro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