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수돗물 불신’ 해소해야

우리나라의 수질은 세계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지만, 국민들의 불신은 심각하다. 수돗물을 그냥 마신다는 응답자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각종 설문조사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반면, 영국의 수돗물 음용률(직접 마시는 비율)이 평균 86%이며 미국 56%, 프랑스 47%, 일본도 35%나 된다.

우리나라의 수질은 세계 122개국 중 8위를 차지할 만큼 양호하다. 유엔의 세계 수자원 개발 보고서(2003)에 따르면, 지하수를 포함한 민물의 수량과 수질, 하수처리기준, 오염규제관련 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세계 122개국의 수질지수를 측정한 결과, 1위는 핀란드가 차지했다.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일본 등이 그 뒤를 따랐고, 한국의 수질은 노르웨이, 러시아에 이어 8위로 꼽혔다.

수돗물에 대한 신뢰회복 방안에 고심하는 행정당국에 수돗물시민회의(의장 장재연)의 시민참여 수돗물개선시범사업은 큰 교훈을 준다.

21일 수돗물시민회의는 지난 2년간 서울시내 6개 아파트를 대상으로 주민들과 함께 옥내배관을 교체해 녹물문제를 해결하고 수질검사를 실시하는 등 불신감을 없애는 시범사업을 벌인 뒤 수돗물 음용률이 대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민회의에 따르면, 2004~5년 시범사업을 벌인 강동 명일 LG아파트(772세대), 마포 공덕2차 삼성래미안아파트(683세대), 종로 옥인아파트(280세대) 등 3개 아파트 주민 중 수돗물을 그대로 마신다는 주민은 당초 2.4%였으나 2004년 시범사업 후엔 11.3%, 2005년엔 26.4%로 증가했다. 2005년 시범사업 대상인 강동 둔촌 주공아파트(2180세대), 강서 초록아파트(625세대), 마포 상암월드컵파크3단지(683세대) 등 3개 아파트 주민들 중에는 수돗물을 그대로 마신다는 응답자가 사업 전 0.7%에서 사업 후 12.5%로 17배나 늘었다.

수돗물시민회의 관계자는 “이러한 변화는 수돗물 수질 검사 결과를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 문제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과정에서 수돗물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희정기자 nivo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