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쟁점법안 ‘주고받기’ 가능성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29일 열린 여야 원내대표 초청 청와대 조찬회동에서 사학법 재개정안에 대한 야당 요구 수용을 여당에 권고함에 따라 여야간 극적 타협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제안은 비정규직법 등 쟁점 법안 미처리에 따른 국정운영 차질을 돌파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국정의 큰 틀에서 봐줬으면 좋겠다” 고 당부한 뒤 “최근 환율, 유가 요인에 겹쳐 만약에 부동산까지 기조가 흔들리면 경제가 어렵지 않을까 걱정이며, 양극화 해소에도 부동산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사학법 재개정 갈등으로 국회 처리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던 주요 쟁점법안들에 대한 여야간 ‘주고받기식’ 대타협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사학법 재개정 핵심 쟁점 = 이번 4월 임시국회에서 사학법 재개정 문제가 불거진 것은 박근혜 대표가 “4월 중에 반드시 사학법 재개정안을 처리하겠다” 고 밝히면서부터다.

지난 2월 사학법 재개정안을 제출한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국회 교육위에서 사학법 재개정 심의가 지지부진하자 초강수를 빼들었다. 사학법 재개정안을 처리하지 않을 경우 다른 쟁점 법안 심의를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재개정의 핵심은 ‘개방형 이사제’ 의무도입 조항이다.

개방형 이사제 조항은 ‘학교법인은 이사 정수의 4분의 1 이상은 학교운영위원회 또는 대학평의원회가 2배수 추천하는 인사 중에서 선임해야 한다(제14조3항)’ 이다. 한나라당은 대학에는 개방형 이사를 의무도입하고, 초중고교에는 정관에 자율도입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여당이 반대했다.

이어 개방형 이사 추천 주체를 확대하는 안을 수정제안했다. 즉 ‘학운위 또는 대학평의원회 등’ 으로 ‘등’ 한 글자를 집어 넣어 개방형 이사 추천을 다양화하자는 것이다. 대학 동창회나 학교 재단 등도 개방형 이사를 추천할 수 있도록 해 사학법인의 자율성을 높여주자는 게 핵심이다.

열린우리당은 이에 대해 사학경영의 투명성이라는 개정 사학법의 근간을 흔드는 내용이라며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개방형 이사 추천권을 학운위 등 법정기구외에 다른 임의기구에 줄 경우 재단의 뜻을 대변하는 ‘들러리’ 기구들이 추천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여당의 우려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여야간 대승적인 타협을 주문함에 따라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선에서 타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주요 법안 처리 전망 = 여야는 노 대통령의 권고를 수용, 사학법을 포함한 쟁점 법안에 대한 실무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주요 쟁점 법안은 비정규직 관련 3개 법안,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 등 3·30 부동산대책 후속입법, 법학전문대학원설치법 등 사법개혁 법안, 국방개혁 법안 등이다. 사학법 재개정안이 타협점을 찾게 되면 나머지 법안 처리는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충남·이현미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