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에 듣는다>CD 등록발행제

양도성예금증서(CD)의 등록발행제가 연내 실시될 전망이다. CD는 지난 1993년 8월 금융실명제가 도입된 이후에도 유통시장에서 무기명으로 거래돼 왔다. 이 때문에 늘 돈세탁이나 편법증여·상속 등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빈번했고 CD와 관련한 금융사고도 빈발했다.

CD등록발행제가 시행되면 증여와 자금세탁용도의 CD발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등 그동안의 금융거래관행에도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CD등록제의 의미와 향후 변화에 대해 박광철(52) 금융감독원 증권감독국장에게 들어봤다.

―CD란 무엇인가요.

“CD(Certificate of Deposit)는 은행정기예금에 양도성을 부여해 무기명 할인식으로 발행한 증서로서 만기에 원금과 약정한 이자를 함께 지급하는 은행의 단기금융상품입니다. 만기 이전에도 증권사 등 유통시장에서 매매 등을 통해 현금화할 수 있습니다.”

―등록제를 꼭 해야 합니까.

“등록발행은 CD증서를 발행하지 않고 은행이 등록기관으로 지정한 증권예탁결제원의 공사채등록법상 등록부에 기재해 발행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실물발행 및 실물거래에 따른 위·변조, 실물편취 등의 금융사고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고 거래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등록제 실시가 바람직합니다. 다만 CD의 등록발행이 의무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발행자인 은행과 수요자인 고객 간 합의에 따라 등록발행 또는 실물발행이 결정됩니다.”

―등록제는 어떻게 시행됩니까.

“등록발행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전산시스템 완비와 함께 계좌간 대체거래의 법적 효력을 부여하는 등 관련법규의 일부 보완이 완료되어야 가능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 관계당국 등과의 협의를 추진중에 있습니다.”

―CD 말고 다른 것들은 모두 실명제입니까.

“증권거래법상의 유가증권은 증권예탁원을 통한 등록발행 또는 예탁이 가능하고, 유통시장에서 증권예탁결제원의 계좌대체시스템에 의해 양수도할 수 있으므로 사실상 실명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등록제가 실시되면 어떤 변화가 있나요.

“발행자와 예금자의 자율적인 선택에 의해 등록발행 또는 실물발행이 병행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CD에 대한 수요 감소 및 거래위축 등 시장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기관투자가의 경우 CD 발행비용을 절감하거나 실물 보관·이동에 따른 도난 등의 위험해소를 위해 계좌대체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등록제를 선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등록발행이 늘면서 향후 CD의 부정한 사용도 줄어들 게 될 것입니다.”

- 일반소비자에게도 영향이 있을까요.

“CD를 거래하는 일반소비자가 등록제를 이용할 경우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CD거래를 할 수 있는 장점을 향유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현행 실물발행제도는 일반소비자들에게 금지되는 것이 아니고 선택사항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불편함이 없습니다.”

박선호기자 sh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