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에 듣는다>경상수지란… 국가간 거래 총수입과 지급액 차이

외환위기 이후 줄곧 흑자를 유지해오던 경상수지가 올들어 7월말 현재 6억달러 이상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가 소폭 흑자 또는 균형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민간경제계에선 “2007년에는 경상수지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광준(54) 한은 경제통계국장을 만나 경상수지에 대한 모든 걸 들어봤다.

―우선 ‘경상수지’의 개념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십시오.

“경상수지는 국가간에 상품 및 서비스의 매매 등 실물거래의 결과로 초래된 외국환의 총수입과 지급액의 차이를 나타냅니다.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였다는 것은 이러한 거래를 통한 외국환의 수입 합계액이 지급 합계액보다 크다는 의미입니다.”

―올해 경상수지가 급속히 악화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그동안 경상수지 흑자에 크게 기여했던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국제유가 상승으로 크게 줄어든데다 서비스수지는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적자규모가 더 커졌기 때문입니다.”

―통상 경상수지 흑자는 좋고, 적자는 나쁘다는 인식이 상식화 되어있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까?

“일반적으로 적정수준의 경상수지 흑자는 생산증가를 유발해 고용안정과 국민소득의 증대에 크게 기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증가 → 생산증가 → 고용증가(국민소득증가)→ 소비·투자증가 → 다시 생산증가로 이어지는 경제의 확장적 선순환을 가져옵니다. 그러나 흑자도 그 규모가 지나치게 크고 장기화되면 통화증발을 야기하고 나아가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또한 적자라도 그 규모가 크지 않고 일시적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다만, 경상수지 적자가 고착화되는 것은 방지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균형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수출이 늘어나는 등 대외거래가 확장적으로 발전해 나간다면 큰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경상수지가 경제성장률이나 경제의 펀더멘털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지요.

“경상수지 흑자는 경제성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게됩니다. 예를 들면 2003, 2004년 중에 소비 등 내수경기가 부진했음에도 비교적 안정된 성장률을 유지했던 것은 수출호조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에 힘입은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경상수지 흑자는 경제의 확장적 선순환과 함께 외국환보유액 증가를 통해 대외신인도를 높임으로써 경제의 펀더멘털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러나 대규모의 흑자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에는 물가상승을 야기할 수 있고 또 원화가치의 상승으로 수출기업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경상수지의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영향은 경제상황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경상수지 개선을 위해 필요한 정책적 노력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최근 줄고있는 상품수지 흑자 규모를 더 확대하고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를 축소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즉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해 생산비 절감, 품질향상및 차별화, 기술개발 등에 기업과 정부가 한층 더 노력해야할 것입니다. 또한 서비스수지 적자규모 축소를 위해 교육환경및 제도의 개선과 레저·관광산업의 육성에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김병직기자 bj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