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은 일자리로>신한銀-서울시-사회연대銀 손잡았다

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유누스 그라민은행 총재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된 것을 계기로 신용취약자에 대한 무담보소액대출인 마이크로크레딧(microcredit)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욱 높아진 가운데 신한은행이 창업자금지원대출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신한은행이 사회연대은행, 서울신용보증재단과 함께 ‘서울시 영세자영업자 창업자금지원대출’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지난 10일부터. 창업자금은 서울시가 중소기업육성자금에서 지원하고 사회연대은행은 대출상담과 실사 등의 업무를 맡으며, 신한은행은 대출을 담당하는 형식이다. 이처럼 지방자치단체 - 사회단체 - 금융회사가 ‘삼각 편대’를 구성해 펼치는 창업자금지원은 가장 이상적인 일자리 지원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한은행의 창업자금지원대출 대상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실직자·장애인·여성가장 등 저소득 생계형 영세자영업자들이다. 한 명당 최고 2000만원까지 대출 받을 수 있으며 연 4.0%의 최저금리가 적용된다. 상환조건도 1년거치 4년 원리금 균등분할로 무척 좋은 편이다.

영세자영업자들이 담보없이 이만한 조건으로 자금을 빌리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영세자영업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은행이 영세자영업자 지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신한은행에 통합되기 전 옛 조흥은행은 사회연대은행과 손잡고 2005년 6월부터 올 8월말까지 39개 업체를 대상으로 5억8700만원의 마이크로크레딧 자금을 대출해왔다. 물론 담보가 필요없는 신용대출이었다.

정용기 신한은행 소호(SOHO·개인이 자기집이나 조그마한 공간을 사무실로 삼아 사업을 하는 소규모 업체) 고객지원부 부부장은 “신한은행이 생계형 영세자영업자에게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사회공헌은행’으로서 신한은행이 굳건히 자리매김하기 위한 강한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공헌 금융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또 인터넷 홈페이지(www.shinhan.com)에 개인사업자 전용 사이트를 구축해 ▲창업과 세무·법무상담 ▲상권분석 ▲창업컨설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단순히 대출만 해주는 게 아니라 창업에 관한 모든 서비스를 편리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신한은행은 또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와 구로구 구로디자털산업단지에 ‘소호금융센터’를 만들어 개인고객이면서 법인 고객이기도 한 소호 고객들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소호금융센터는 저소득 자영업자들에게 ‘홈그라운드’의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은행의 소호금융센터는 오는 27일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임은의 사회연대은행 차장은 “신한은행이 영세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창업자금지원대출뿐만 아니라 금융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의 신용회복지원과 사회봉사활동을 연계한 프로그램도 시행하고 있어 저소득층 신용지원을 위한 금융권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