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송년특집_2007 분야별 大전망>“반전” vs “탈환”… 청와대 새 주인은 ?

‘2007년 12월19일 17대 대통령선거 앞으로.’

여야 정치권이 지난 27일 2006년 국회의 마지막 숙제인 새해 예산안 처리를 마치면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시발점으로 일컬어지는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 20주년에, 또 지난 1997년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 10주년에 치러진다는 상징성을 갖는다.

정치권 환경도 어떤 당에서 어떤 후보가 출마할지 예측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유동적이다.

향후 대선일까지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훨씬 더 드라마틱한 대권 레이스가 펼쳐질 것임을 예고한다.

◆ 17대 대선의 의미 = 이번 대선은 1987년 이후 20년, 이제 성인이 된 한국 민주주의가 과연 어느 수준까지 와 있는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동서대전(東西大戰)으로 비유되는 고질적인 지역주의적 투표행태를 벗어날 수 있을지, 그래서 명실상부한 정책 선거가 실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보다 현실적으로 이번 대선은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 당선으로 시작된 ‘상대적 진보 진영’이 이번에도 승리를 거둬 장기집권 체제로 들어갈지, 아니면 2차례의 대선 패배 이후 절치부심해 온 ‘상대적 보수 진영’이 정권탈환에 성공할지를 결판내는 의미를 갖는다. 더욱이 18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이번 대선으로부터 불과 4개월 뒤인 2008년 4월에 치러진다. 대선 결과가 총선에 막강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양측 모두 말 그대로 목숨을 건 승부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

◆ 특징 = 짙은 운무 속에 갇힌 것처럼 예측 불가능한 점이 이번 대선의 최대 특징이다. 대선 1년을 앞두고 현재처럼 집권 여당에서 유력후보를 찾아볼 수 없었던 적은 없다. 열린우리당 대권주자로 분류돼 온 정동영 전 의장, 김근태 현 의장, 천정배 의원 등의 지지율을 다 합쳐도 채 10%가 안 된다. 이 때문에 여당은 거센 정계개편 논의 속에서 분당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역구도 타파를 명분으로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을 주장하며 임기 중단과 같은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 또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치르는 ‘원 포인트 개헌’ 가능성 등도 이번 대선의 예측 불가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혼미 상태에 빠진 여권과 달리 야당에선 모처럼 강력한 지지기반을 갖춘 후보들 간의 정면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야당 대권주자들의 ‘진검승부’는 지난 1987년 김대중 - 김영삼씨의 대결 이후 20년 만의 일이다. 한나라당 소속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여론조사 1, 2위를 달리며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차별화된 대권플랜을 가동하며 이들을 추격하고 있다.

◆ 변수 = 우선 여권과 야권 모두 대선일까지 단일대오를 유지할지 여부가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당장 ‘열린우리당 - 민주당 - 고건 전 총리’로 이어지는 범여권이 통합을 이룰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이들 모두 ‘현 상태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을 공유하고 있어 ‘완전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를 고리로 전격적인 후보단일화가 이뤄질 수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과 고 전 총리측 모두 노무현 대통령과 그 친위그룹에 대해 극도의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넘어야 할 산은 험하고도 많다. 한나라당 유력 후보의 이탈 여부도 무시못할 변수다. 유력 후보 중 한 명이라도 탈당해 ‘제3 후보’로 출마한다면 이인제 후보의 이탈로 정권을 빼았겼던 1997년의 쓰라림을 되풀이할 수 있다.

경제상황과 북한이라는 외부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양극화와 성장동력 상실로 유권자들이 경제난 해결을 차기 대통령의 제1덕목으로 꼽고 있는 데다, 남북정상회담 등 외교·안보에 직결되는 외생변수가 있을 경우 선거판 자체가 크게 요동칠 수 있는 까닭이다. 또 선거연령이 만19세로 낮아진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대선이라는 점에서, 젊은 유권자들의 향배도 최종 승부를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오남석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