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신년특집-명사 10인의 돼지해 소망> 농구선수 아들, 아빠 뛰어넘길

2006년엔 천당과 지옥을 오락가락했습니다. 2005~2006시즌엔 감독으로 데뷔, KCC와 함께 4강에 들었습니다. 초보 감독이지만 선수단이 나를 믿고 잘 따라줬습니다. 그런데 감독 2년 차인 2006~2007시즌엔 하위권을 맴돌고 있습니다. 성적이 부진한 건 감독인 제가 부족한 탓입니다. 물론 변명거리는 있습니다. 용병을 포함해 주전들이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습니다.

2007년엔 선수단이 다치지 않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선수생활을 해봤지만 부상만큼 견디기 힘든 것도 없습니다. 농구는 격렬한 스포츠이기에 부상이 잦은 편입니다. 선수 본인에게도, 팀에도 부상은 큰 손실이 됩니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선수단이 부상 없이, 자신의 기량을 팬들 앞에서 마음껏 뽐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야 팬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더욱 신경 쓰겠습니다.

큰아들인 웅(14)이는 용산중 1년이던 지난해부터 농구를 정식으로 시작했습니다. 대개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운동을 시작하는데 웅이는 조금 늦었다. 아빠를 닮아서 운동신경은 좋지만, 자신보다 먼저 운동을 시작한 또래 아이들을 따라가려면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용산 중학교는 제 모교입니다. 웅이가 아빠가 다닌 학교에서, 아빠가 운동한 체육관에서 농구를 배운다니 대견스럽고 또 걱정도 됩니다.

이제 웅이가 2학년이 됩니다. 1학년 때보다 더 키가 크고, 체력도 좋아져 팀에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아빠보다 훌륭한 농구인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허재 KCC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