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한나라 경선·여권 신당 ‘3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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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의 해인 2007년 첫 한 달을 채우기도 전에 정치권에 지각변동을 몰고올 사건이 연달아 터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4년 연임 대통령제’ 개헌 제안으로 불거진 ‘개헌 정국’과 범(汎)여권 유력 주자였던 고건 전 국무총리 중도하차는 그 서막에 불과하다.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박근혜 전 대표간 경쟁 구도와 범여권의 새판짜기는 올 한 해 정치권을 ‘빅 뱅’으로 내몰 도화선이다. 중간 중간 터져나올 돌발변수는 예측 불가하다. 12월19일까지 11개월 동안 ‘대선 드라마’의 반전과 역전극은 어떻게 펼쳐질까.

정치 평론가와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올해 대선에 세 번의 결절점이 있다고 전망한다.

◆3단계 ‘빅뱅’ 시나리오 = 상반기까지 이어질 1단계에선 노 대통령의 개헌 발의로 3개월여간 지속될 ‘개헌 정국’과 범여권 대통합 신당 창당, 한나라당 내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사활을 건 쟁투 등 3가지가 후보들의 지지율을 결정할 핵심 변수다.

여권에는 국회의 개헌안 처리 방향과 통합신당 창당으로 범여권 지지층을 묶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열린우리당의 분당(分黨)으로 ‘새 판 짜기’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나라당에서 경선 전 혈전(血戰)으로 후보군 중 누군가가 뛰쳐나갈지, 아니면 경선 승복을 통해 단일화를 이뤄낼지에 따라 ‘빅뱅’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이때 탈당쪽을 선택한 후보가 여권의 통합신당 추진과정에 합류할 경우, 새로운 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9월까지 이어질 2단계에서는 여야 후보간 경쟁 속에서의 대선 구도 변화를 예상해볼 수 있다. 특히 여권이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통해 기존 정치권 인사와 제3후보 중 누구를 후보로 만들어낼지가 최대 관심사다. 한나라당은 분열 없이 후보가 선출되면 유리한 대선 지형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세 몰이’를 펼칠 것이다.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검증’국면이 어떻게 펼쳐지느냐도 지지율의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대선 후보 등록(11월25~26일) 전까지 3단계는 가장 폭발력이 큰 빅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권이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후보를 선출해놓고도 한나라당 후보에 비해 당선 가능성이 낮을 경우, 선거 연대를 통해 선거 구도 흔들기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 논의와 이 과정에서 정치권 밖 진보진영 독자후보까지 가세하는 선거연대 시나리오다.

여권이 소통합은 물론 진보정당과의 연대를 통해 대통합까지 시도할 수도 있다. 한나라당 역시 후보를 중심으로 총력전 체제로 갈 것이다.

◆범여권과 한나라당의 운명은 = 범여권과 한나라당의 대회전에서 누가 최종적으로 승리의 미소를 지을까. 낮은 지지율과 유력 주자가 없는 범여권에는 ‘51대 49’의 싸움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핵심 포인트다. 동전의 양면인 범여권 지지층과 반(反)한나라당 세력 결집의 성공 여부를 의미한다.

박성민 민기획 대표는 “역대 대선을 보면 정치권 밖 ‘신데렐라’는 불가능하다”며 “개혁 정체성을 가진 비호남 출신 후보 주도로 범여권 전선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연구실장은 “역전의 드라마가 쉽지 않은 제3후보보다는 기존 주자들이 선거연대와 세력연대를 꾀해 여야 양자구도와 2~3% 싸움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연 미디어리서치 이사는 “범여권 지지층이 투표장에 갈 수 있도록 명분과 계기를 만들어줄 구심력 있는 후보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나라당의 분열 가능성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부원장은 “정권탈환 가능성이 높아진 한나라당의 의원들에게 당내 경선은 차기 대통령 하에서 치러지는 내년 총선의 공천권을 누가 쥐느냐의 싸움일 수 있다”며 “이명박-박근혜 양측이 사활을 건 싸움을 펼치면서 분열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지연 이사는 “차기 대통령이 반드시 되겠다는 게 아니라면 한나라당 주자들이 굳이 분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나라당이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는 한 범여권이 어떤 구도를 만든다해도 한나라당에 좀 더 유리할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이 전 시장의 대세론 가능성에 대해 박성민 대표는 “이 전 시장 지지층의 상당수가 기존 범여권 지지층이어서 좀 더 개혁적인 여권 유력 후보가 나타나면 지지율이 조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특히 후보 검증 과정에서 공직 시절의 도덕적 하자가 나왔을 때는 큰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점쳤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