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나누며>입사하면 봉사철학부터 교육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수출보험공사 직원들이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체부동의 중증장애아 시설인 ‘라파엘의 집’을 찾아 장애아들의 식사를 돕고 있다. 수출보험공사 제공

지난 1일 오후 5시쯤 서울 종로구 체부동에 자리한 중증장애아 시설인‘라파엘의 집’. 13명의 장애아들이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는 눈치였다. 곧‘반가운 천사’들이 나타났다. 한국수출보험공사(수보) 직원들이었다. 매월 첫째주 목요일이면 어김없이 사랑의 손길을 전하러 온다.

직원들은 쉴 틈도 없이 식사하기도 힘든 아이들을 환한 표정으로 달래가며 밥을 떠먹였다. 아이들이 식사를 끝내자 팔을 걷어붙인 뒤 설거지와 시설청소를 했다. 어린이들의 재활치료를 돕는 이들도 있었다. 3년째 라파엘의 집을 찾고 있다는 김현정 과장은 “의사소통마저 힘들지만 이름 불러주고 어루만져 주는 것만으로도 예쁘게 웃는다”며 “그들의 웃음을 볼 때마다 반가운 선물을 받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수보의 불우이웃돕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매달 한국보육원, 치매노인시설인‘참 좋은 집’등 10여곳의 시설을 찾아 위문금을 전달하고 있다. 2004년에는 재활용품 바자회를, 지난해 12월에는 전 임직원이 재활용품과 성금을 모아‘아름다운 가게’에 기탁했다.

어려운 공사의 관문을 뚫은 신입사원들 역시 본연의 업무보다 봉사철학부터 몸에 익힌다. 연수기간에 서울 청량리 인근의‘밥퍼나눔공동체’를 찾아 노숙자들의 허기를 달래주고 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뜻을 담은‘오른손 모임’과 여직원 모임인‘모란회’회원들은 정기적으로 서울 맹학교 등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친다.

수보는 규모는 작지만 내실있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자는 모토를 갖고 있다. 공적수출신용기관인 공사의 전문성을 살린‘청소년 경제교육’은 이를 잘 보여준다. 지난해부터 청소년 교육단체인 JA 코리아와 손잡고 주 1~2회씩 초·중·고교를 찾아 바른 용돈관리, 금융의 중요성 등을 중심으로 경제교육을 해주고 있다.

어려운 농업·농촌돕기에도 관심을 돌려 지난해 4월에는 150여명의 직원이 1사1촌 자매결연을 맺은 충남 아산면 의식리에서 배꽃 수분작업을, 10월에는 수확작업을 도왔우며 구슬땀을 흘렸다. 수확한 배 중 일부는 서울 종로구 서린동 사옥앞에 직판장을 설치, 판매했다.

수보는 지난해말 불우한 이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쏟는 사회공헌활동을 연중 상시체제로 전환했다. 2004년 5월 취임후 사회공헌활동의 고삐를 바짝 죄어온 김송웅 사장의 소신에 따른 것. 김 사장은 “공기업이 국민과 고객의 신뢰를 얻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토대는 바로 사회공헌활동”이라고 말했다.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