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나누며>폐광촌 회생 ‘100억 + 땀’ 지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강원랜드 자원봉사자들이 지난달 17일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을 찾아 소외계층에 연탄을 전달하고 있다. 강원랜드 제공

설 연휴가 시작된 지난달 17일 오전 11시쯤 강원 정선군 사북읍 골말마을. 3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홀로 사는 노인의 집에 연탄을 들여 놓느라 분주했다. 이들의 얼굴에는 곧 구슬땀이 맺혔다. ㈜강원랜드 임직원 자원봉사자들이다. 봉사자들은 “추운 겨울에, 쓸쓸한 연휴를 보낼 어르신들을 생각해 설 명절 연휴도 반납했다”며 “하지만 보람이 더 크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날 건넨 연탄은 3000장이 넘는다.

종합리조트회사인 강원랜드의 사회공헌활동이 폐광으로 지역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정선군 고한읍과 사북지역 일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강원랜드는 호텔, 카지노, 골프, 스키장 사업을 영위하는 강원지역 간판 기업이다.

이 회사의 사회공헌활동은 2003년 창단된 사회봉사단과 강원랜드에서 100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강원랜드복지재단이 두 축을 이뤄 진행되고 있다.

사회봉사단은 20개 팀 550여명이 가입해 있다. 팀 구성은 직원들의 취미와 특성을 십분 반영했다. 노래가 장기라면 노래봉사를, 꽂꽂이에 일가견이 있다면 꽂꽂이에 팔을 걷어붙일 수 있도록 했다. 요리나 목욕도 마찬가지.‘테마형 봉사’인 셈. 이들은 고한, 사북, 태백, 삼척, 영월 등 폐광지역을 돌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호텔영업지원팀에 근무하는 이매자 주임은 “태백시노인요양원을 정기적으로 찾고 있다”면서 “꽂꽂이를 어르신들 방에 놓아 주다가 최근에는 꽂꽂이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는데 반응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봉사단은 연말 자선바자회, 연예인 초청 자선골프대회, 희망열매 달기 캠페인 등을 통해 모은 성금과 회사가 같은 액수로 낸 매칭그랜트 기부금으로 나눔 문화를 확산하는데 힘쓰고 있다.

올해부터는 시민단체와 손잡고 전국적으로 교육문화 프로그램을 공모하는 사업을 중점 실시할 방침이다. 전국 공부방과 청소년 캠프 운영 등을 통해 교육문화를 살찌우는 게 목표다. 강원 지역의 열악한 교육환경에 작은 돌파구를 마련해 보자는 취지에서 기획했다.

강원랜드복지재단은 폐광지역내 사회복지 욕구를 샅샅이 살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청소년 해외연수사업의 경우 3년동안 폐광지역 고교생 180여명에게 견문을 넓혀주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했다. 소외계층 집수리, 독거노인 도우미제도, 소외계층 세탁봉사 등도 재단의‘소임’이다. 조기송 강원랜드 사장은 “폐광지역 사회공헌을 토대로 전국적인 교육문화 사업을 지원해 공익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