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外高 입학전형안 ‘법적 하자’ 논란

대입정책을 놓고 교육부와 대학들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2008학년도 서울지역 외국어고 입학전형에 법적 하자가 있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외고 입시에서 학생부 실질반영률이 평균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구술·면접시험에서 변형된 수리 문제가 출제돼 사실상 본고사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22일 밝혀졌다.

시교육청은 이후 직원들과 외고 교사들을 참여시킨 가운데 ‘외고 입학전형 개선 특별팀’을 구성해 검토에 착수했고, 올해 1월30일 내신 실질반영률을 30% 이상으로 높이고 구술·면접시험에서 수학·과학 문제를 빼는 것을 골자로 한 ‘2008학년도 서울지역 외국어고 입학전형 변경안’을 확정 발표했다.

시교육청은 올해 10월 입학시험부터 서울지역 6개 외고에 바뀐 입학전형을 적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78조에는 ‘입학전형 방법이 전년도와 달라지는 경우에는 그 변경 내용을 그 실시 기일 10월 이전에 미리 공고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어 시교육청 안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외고 입시부터 중학교 내신성적 반영률을 높이려면 지난해 12월 이전에 관련 내용을 공고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있는 ‘10개월 이전 공고’ 내용을 어긴 것은 맞다”면서도 “국정감사 이후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으로 올해부터 적용할 방침이지만 좀더 논의해 볼 생각”이라고 말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서울·경기 지역 4개 외국어고 진학부장 등 입시담당 교사 5명은 21일 오후 서울대 입학관리본부를 방문해 약 1시간 동안 2008학년도 입시와 관련한 학교측 입장을 듣고 건의 사항을 전달했다.

교사들은 “학생부 성적을 1단계(100%)와 2단계(80%)에서 모두 반영하는 수시 지역균형선발 전형과 학생부 성적을 50%(교과성적 40%) 반영하는 정시 일반 전형이 외고 학생들의 서울대 입학을 현실적으로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주의기자 impr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