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FTA 농산물·車 ‘결단’만 남아

한·미 양국이 26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대타결을 위해 마지막 담판에 들어갔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캐런 바티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이끄는 양국 협상단은 이날 오전 9시30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한·미FTA 체결을 위한 통상장관급 회담을 시작했다.

양측 협상단 규모는 한국측이 70여명, 미국측이 60여명이며 농업과 섬유 고위급 협상이 함께 진행된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미국이 양자간 통상 회담의 마지막을 상대국에서 여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그만큼 미국의 타결의지가 높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은 미국측의 무역촉진권한(TPA)이 사실상 만료되는 시한인 오는 31일 오전 7시(미국시간 30일 오후 6시)가 협정 성사여부를 결정짓는 ‘데드라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은 이 시간을 마지노선으로 모든 쟁점을 풀어 놓고 난상토론을 하는 이른바 ‘끝장 토론’ 을 벌이게 된다.

협상단 주변에선 한·미 양측의 타결의지가 워낙 강해 일단 협상타결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농업·자동차 등 핵심 쟁점들에 대한 의견차가 적지 않아 막판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이번 장관급 협상의 최대 관심사는 농산물과 자동차다. 협상단은 이 두 분야의 협상결과에 따라 전반적인 협정의 수준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본부장과 바티아 부대표는 농산물과 자동차를 포함, 10개 분야의 핵심 쟁점에 대한 패키지를 마련한 뒤 ‘빅딜’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양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는 아예 접거나 협정체결 후 적절한 시점에 다시 협의하는 이른바 ‘빌트 인(Built-in)’ 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패키지에 들어갈 핵심 쟁점으로는 쌀, 쇠고기, 오렌지를 비롯한 민감 농산물과 자동차, 방송·시청각, 금융분야의 일시세이프가드, 저작권 보호기간과 비위반 제소를 포함한 지적재산권, 투자자 - 국가간 소송제(ISD), 무역구제, 개성공단, 섬유 등이다. 이중 무역구제와 개성공단은 완전타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빌트인’ 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양국은 이번 통상장관급 협상과 함께 상품, 농업, 섬유, 서비스, 투자, 원산지, 금융서비스, 통신, 지적재산권, 자동차, 총칙 등 세부 기술적 협의가 필요한 분야의 경우 실무 분과회의를 병행할 예정이다.

송길호기자 khs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