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 재보선 후폭풍>한나라 ‘네탓’ 이전투구

한나라당이 4·25 재·보선 참패와 관련, 지도부 총사퇴론 및 대선주자 책임론 등을 놓고 내홍이 빚어지고 있다. 서로 ‘책임 떠넘기기’ 공방까지 벌이는 등 당내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진인 홍준표 의원은 “임명직뿐 아니라 선출직 등 당지도부가 총사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자신들이 부패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에 현 지도부가 당을 이끌기 어려워졌다”며 “대선 7개월 남은 시점에 공백을 우려하지만 (새 지도부를 꾸리는데) 사실 시간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소장개혁파의 리더격인 남경필 의원은 지도부 총사퇴론에 대해서는 “무책임하다”며 반대하면서도 “바로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지도부의 신임 여부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임시 전대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총사퇴론에 대해 정형근·권영세 최고위원 등은 대안부재론을 들어 지도부 사퇴를 반대했다. 정·권 최고위원은 “지도부가 책임져야 하지만 이를 위해 총사퇴하는 것은 무책임하며 자칫 대선을 7개월 앞두고 당이 마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여옥 최고위원은 “원희룡 의원은 자신의 선거구(양천구청장 선거)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놓고 어떻게 소장개혁파라고 할 수 있느냐. 이번 선거를 망친 주범 중 하나가 소장파들”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강재섭 대표는 “당대표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허리끈을 졸라매고 정권교체를 위해서 새출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강창희 전 의원은 “이번에 대전에서 치러진 3군데 선거에서 모두 패해 책임지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남 의원과 홍 의원 등은 대선주자 책임론을 강력하게 제기했다. 남 의원은 “제일 큰 책임은 대선주자들의 이전투구, 줄세우기다. 대선주자들은 기득권 포기까지 모든 가능성을 놓고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명진 윤리위원장도 “당의 이번 재·보선 결과는 0점이며 두 주자에게도 참패의 책임이 있고,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협·심은정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