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특별기획 행복 도우미>“情 굶주린 곳에서 희망페달 돌려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6일 경기 광명시 하안동에 있는 한국지역복지 봉사회에서 운영하는 무료 경로식당에서 경륜사랑나눔봉사단 회원들이 무료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 경륜운영본부 제공

“처음엔 생면부지의 남을 돕는다는 게 왠지 어색하고 스스로도 가식적으로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참여 횟수가 늘수록 이렇게 보람된 일인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이처럼 자신을 조금 희생하면서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행복과 미소를 심어주는 이들이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경륜운영본부의 ‘경륜 사랑나눔 봉사단(단장 오치정 고객만족실장)’. 봉사단은 모두 경륜운영본부의 임직원들로 구성된 말 그대로 순수 봉사단체다.

지난 2001년부터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왔지만 이들도 처음엔 남을 돕는다는 게 다소 어색했다. 그도 그럴 것이 경륜사업은 본래 건전 레저 공간 창출과 함께 공익 기여를 위해 출범한 공익사업으로 수익금 전액 사회 환원 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처럼 내가 안해도 회사에서 어차피 할 일을 굳이 직원 개개인이 나설 필요가 그리 없었던 게 사실.

봉사단은 임직원 급여에서 매월 일정액을 기부하는 형식으로 출발했다. 초창기엔 늘 하던 몇몇 직원만 참여하던 봉사활동에 참여인원이 늘어갔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그 어느 단체나 기관보다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게 됐다. 지난 2001년부터 올해까지 경륜사랑나누기운동에 참여한 직원은 연인원 1만명을 넘고 있으며 그동안 이들이 내놓은 기금만 20여억원이 넘는다.

직원 모두가 근무와 교육으로 바쁜 탓에 마음만 있을 뿐 몸이 허용치 않는 현실적인 이유로 봉사단을 조직적으로 개편했다. 본사에는 복지 전담 조직을 만들어 봉사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경륜본장인 광명돔경륜장 등 18개지점, 그리고 경륜훈련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한 지점에서 5개 정도의 복지기관이나 시설을 보살피고 있다.

봉사단은 노력봉사와 성금 모금 두가지를 병행해오고 있다. 노력봉사는 지난해 연인원 2068명이 ‘정에 굶주린’장애인이나 불우이웃을 만났다. 월 평균 200명 정도가 봉사활동을 해온 셈. 올해는 더 늘려서 연인원 3000명 이상이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다. 이들은 또 노력봉사 외에 한 계좌에 2000원씩, 최고 10계좌(2만원)까지 십시일반으로 기금을 내놓는다. 지난해 모은 돈만 1600만원이 넘고 올해는 3000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이 해온 사회공헌활동은 보살필 이웃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돕는다. 서울 논현지점은 주민들을 위한 사회봉사활동으로 길거리청소 및 무료급식을 각각 20차례나 했고 무료영화 상영, 불우이웃지원사업(280명에게 총 3000만원), 무료 스포츠댄스 문화교실운영, 무료 건강검진을 해왔다. 서울 길음지점은 지난 3월 성북구청장실에서 성가복지병원 등 관내 사회복지법인 3곳과 소년소녀가장 20명에게 경륜사랑나누기 성금 700만원을 전달했다. 또 농촌사랑 1사1촌 자매결연을 하고 농산물 직거래 장터 운영, 농촌일손돕기운동,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자전거와 컴퓨터 지원 등의 사회공헌활동을 펼쳤다.

경륜본부 고객만족실의 이재련(38)씨는 “(직원중) 상당수가 남을 돕는 일을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모르고 있었다”면서 “마침 회사에서 봉사단이 구성돼 참여할 수 있는 동기가 부여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간혹 봉사활동을 하면서 성인 장애인의 경우 목욕시켜주는 일 등 가끔 당황스러울때도 있지만 우리가 정성스레 만들어준 식사를 맛있다며 모두 깨끗이 비우고 갈 때가 제일 보람있다”고 전했다.

최명식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