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집>휴가지서 책 한권이 당신을 바꾼다

휴가를 받아 모처럼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산과 바다로 가지만, 여유있게 정신적으로 자신을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그저 몸만 쉬고 말면 휴가의 끝이 개운하지 못하다. 숨 가쁘게 돌아가던 일상에서 벗어나 정신적으로 재충전하는 데는 독서만 한 게 없다. 문화일보의 직장인 자기계발면인 ‘업그레이드 미’지면의 ‘업미 북스’에 올해 소개된 책 중 독자들의 반응이 좋았던 책들을 골라 소개한다.

▲ 내 안의 창의력을 깨우는 일곱 가지 법칙(켄 로빈슨 지음/한길아트)

의학용어 중에 ‘폐혈증적 요소’라는 게 있다. 예컨대 신장을 고치기 위해 간에 해가 되는 치료를 하는 경우, 즉 어떤 문제를 전체 맥락에서 떼어놓고 바라보는 경향을 이른다.

저자에 따르면 창의성은 독립된 한 가지 능력이 아니라, 각자가 타고난 능력을 효율적으로 발현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현재의 교육제도는 과거 산업사회의 이데올로기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현대사회가 필요로 하는 창의적인 인재를 효율적으로 배출하지 못한다.

학교는 어린이 각자가 타고난 능력을 자연스럽게 키워주기보다는 기본적인 논리력과 사실의 암기라는 극히 좁은 분야의 지능만 개발하고 있으며 학업능력 평가제도나 입시제도도 그러한 전제 아래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 시대의 뒤떨어진 교육이념을 바로 보아야 하며, 잘못된 지능개념과 창의력 개념을 바로잡고, 학생의 타고난 재능을 자연스럽게 발현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소심한 사람이 빨리 성공한다(일리스 베넌 지음/다산북스)

소심함은 ‘겁이 많다’는 부정적 의미도 가지지만 ‘조심성이 많다’는 의미도 갖는다. 최고를 가리는 차이는 바로 작은 것, ‘디테일’이다. 그렇다면 조심성이 많다는 게 그 사람을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소심한 사람이 자신의 장점을 살리고, 소심함의 부정적인 면을 극복하게 해주는 구체적인 조언자 역할을 해준다. 딱히 심리학적으로 소심함을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맞는다고 볼 수도 없다. 하지만 ‘소심함’이라는 꼬리표에 얽매이다보면 내가 가진 융통성과 잠재력을 깨닫지 못할 뿐 아니라 천천히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저자는 우선 자신감을 키우는 방법을 제시한다.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다. 자신감과 관련된 목표를 세운다. 사소한 일부터 행동하고 변하자. 저자는 호기심이 당신 안의 소심함을 없애는 해독제와 같다고 말한다. 궁금한 게 있으면점은 질문을 통해 알아내는 단순한 과정만으로 자기 감정에만 치우쳐 있는 당신을 바꿀 수 있다.

▲ 스틱(칩 히스, 댄 히스 지음/웅진윙스)

메시지를 보다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형태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1999년 이스라엘의 한 연구팀이 국제광고페스티벌에서 수상하거나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탁월한 효과를 거둔 200개의 뛰어난 광고를 분석했다.

그들은 수상작들 가운데 89%의 광고가 여섯 개의 기본범주 또는 원형으로 분류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경영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칩 히스, 댄 히스 형제가 쓴 이 책은 우리 뇌리에 딱 꽂혀 절대 잊히지 않는(‘스틱’ 되는) 스티커 메시지는 어떻게 창조되는 것일까에 대한 해답을 들려준다.

저자들은 ‘단순성’(Simplicity), ‘의외성’(Unexpectedness), ‘구체성’(Concreteness),‘신뢰성’(Credibility),‘감성’(Emotion), ‘스토리’(Story)를 6개의 원형으로 제시해 준다.

▲ 미래를 여는 집중의 힘(잭 캔필드 등 공저/북코프)

저자들은 일과 생활의 성패를 집중의 문제로 보며, 집중을 방해하는 것들을 제거하는 방법들을 찾아나선다. 예컨대 ‘사업가의 딜레마’란 것이 있다. 사업가들은 몇 사람의 몫을 혼자 도맡아 밤낮 없이 뛰어다닌다. 자금의 흐름을 관리하고, 세금을 처리하고, 사람들과 얽힌 문제를 해결하고, 시급한 사안을 조정하고…. 사업가들은 ‘내가 좀 더 열심히 일하고, 효과적인 관리법을 배운다면 모든 일을 다 처리할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한다. 천만에!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책은 강조한다.

저자들은 자신의 재능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자기가 일주일간 하는 일을 리스트로 만들어 가장 잘 하는 일, 먼저 해야할 일을 정하고 거기에만 집중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나온다. 리스트 중에 하기 싫은 일이나 잘못하는 일을 골라내고, 당신의 에너지가 고갈되는 느낌을 받는 일은 과감하게 대신할 사람을 고용하라는 것이다.

▲ 햄스터 혁명(마이크 송 등 공저/프라임)

수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e메일과 문자메시지, 메신저의 정보에 파묻혀 사는 당신. 마치 쳇바퀴에서 끝없이 달리고 있는 햄스터처럼 우리는 정보를 관리하지 못하고 내쳐 달리고만 있다. 미국에서 손꼽히는 e메일 관리 및 에티켓 전문가들인 저자들은 “쳇바퀴에서 뛰어내리라”고 조언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e메일 관리 때문에 연 25일을 낭비하며, 이를 시간당 평균 30달러의 임금으로 계산하면 직장인 한 명당 연간 6000달러 혹은 직원 1000명을 고용한 회사의 경우 600만달러의 손실을 본다고 한다.

정보의 홍수에서 우리가 부딪히는 문제는 ▲어떤 정보가 가치 있는 정보인가 ▲가치 있는 정보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관리하느냐 하는 두 가지다. 책은 먼저 e메일의 양을 줄이라고 충고한다. 두 번째는 e메일의 질을 높이라는 것이다.

▲ 섹시한 기획(사카모토 케이이치 지음/꿈엔비즈)

많은 직장인들을 괴롭히는 게 ‘기획회의’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사카모토 케이이치(경영컨설턴트)는 기획력에 관한 세미나로 큰 인기를 모았던 사람이다. 책의 원제는 ‘Planning Mind’, 한자로 옮기자면 기획심(心) 정도가 될 듯한데, 실제 저자는 ‘일을 사랑하는 마음’과 ‘비즈니스 근성’을 강조한다.

잡(雜)과 이(異)를 받아들이자. 섞임의 매력, 다름의 힘을 염두에 두자. ‘반대’를 붙여놓으면 재미있다. ‘도대체 요즘 젊은 것들은…’ 대신에 ‘도대체 요새 어른들은…’으로 시작하면 뇌의 다른 부분이 활성화된다.

기획력은 행동력이다. 컴퓨터 앞이나 회의실에 틀어박혀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모락모락’ 생각이 피어오를 때 실제로 몸으로 움직여라. 기획은 두뇌가 아닌 몸으로 짜내는 것이다. 양질의 기획은 논리가 아닌 활기찬 인간의 감정을 통해 나온다.

▲ 세렌디피티의 법칙(미야나가 히로시 지음/북북서)

세렌디피티(Serendipity)의 사전적 의미는 ‘생각지 못한 귀한 것을 우연히 발견하는 능력’이다. 하지만 그것이 무슨 특별한 초능력이 아니라 누구나 노력하면 몸에 익힐 수 있는 것이라고 이 책의 저자인 미야나가 히로시(도쿄대) 교수는 강조한다. 과학계와 비즈니스 업계를 두루 거친 저자는 각 분야에 존재하는 세렌디피티의 사례를 종합, 분석해 이 책을 썼다.

실수로 잘 붙지 않는 접착제를 만들었다가 ‘포스트잇’이라는 ‘대박’을 터뜨린 3M. 이 전설적인 이야기는 소가 뒷걸음치다가 쥐밟은 꼴처럼 마치 우연적 성공으로 회자되지만, 과연 그럴까. 책은 3M의 포스트잇을 비롯, 도요타자동차의 생산방식을 혁신한 오노 다이이치 전 부사장, 2002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고시바 마사토시 등의 위대한 발견의 계기가 된 우연한 행운을 예로 들면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무엇’이 행복한 우연을 이끌어냈는지를 분석한다.

▲ 핵심인재를 선발하는 면접의 과학(하영목, 허희영 지음/맑은소리)

기업들은 예전과 달리 ‘공부나 잘하는 인재’를 선호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채용과정은 더욱 정교해졌는데, 성적은 토플 등 공인된 기준으로 대체하고, 직접 인재를 만나 ‘만져보고, 들여다보고, 느껴보는’ 수준까지 체크를 한다. 하영목 성신여대 겸직교수와 허희영 면접평가센터 소장이 지은 이 책은 국내 최초의 면접관용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하 교수는 “구직자들이 구인기업의 입장으로 관점만 바꾸어도 전혀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을 나는 수없이 봐왔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 책은 구직자들에게는 좋은 가이드가 될 수 있다. 책에 소개된 ‘인성 면접 성공 10계명’ 중에는 “면접수험장의 지각자를 철저히 가려내라” “정답이 짐작되는 질문은 하지 말라. 말솜씨를 보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말할 때 눈을 피하는 사람은 가려내라. 믿기 어려운 사람이다” 등이 있다.

▲ 협상의 정석(맥스 베이저만, 마가렛 닐 지음/원앤원북스)

국가든 회사든 개인이든 대부분 분야에서 ‘협상’이 개입되지 않고 이뤄지는 일들은 찾기 어렵다. 기업이 운영된다는 것은 ‘협상의 연속’이랄 수 있으며 특히 직장인들의 비즈니스에서 협상력은 가장 중요한 능력에 속한다. 저자들이 제시하는 합리적 협상은 합의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최선의 합의에 도달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선의 합의가 아니라면 차라리 합의에 이르지 않는 쪽이 더 나은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저자들은, 협상에 임하기 전에 협상 당사자들의 모든 이해관계를 파악하지 못했다면 협상에 대해 완전히 분석했다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근원적인 이해관계와 표면적인 입장 사이의 차이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이미 투자된 시간과 돈은 ‘매몰 비용(sunk costs)’이며, 그것은 재생할 수 없기 때문에 미래의 행동 방침을 선택할 때 고려해서는 안 된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