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타자의 힘’

역시 톱타자가 열쇠를 쥐고 있다.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는 2위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는 두산과 한화는 11일 톱타자인 이종욱(두산) 고동진(한화)의 만점짜리 활약에 힘입어 현대와 KIA를 10-2, 7-2로 가볍게 꺾었다. 2위 두산(62승2무51패)은 이날 게임을 치르지 않은 3위 삼성(58승4무49패)과의 승차를 1.0으로 늘려 한숨 돌렸고 4위 한화(57승2무51패)는 삼성과의 격차를 1.5로 줄였다.

이종욱은 최근 2게임에서 안타가 없었다. 11일은 달랐다. 이종욱은 1-0이던 3회 빠른 스피드로 평범한 단타를 2루타로 만들더니 김현수의 우전 적시타 때 쏜살같이 홈으로 파고들었다. 3-1이던 4회에는 2사 주자 만루의 황금기회에서 해결사를 자처했다. 중전 적시타를 날려 2타점을 올렸고 두산은 5-1로 달아나며 현대의 추격권에서 멀어졌다. 4회까지 얻은 5득점 가운데 3득점을 이종욱이 연출했다. 이종욱은 이날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쓸어담았다.

고동진의 방망이도 힘차게 돌아갔다. 1회 톱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득점까지 성공했다. 2회에는 내야땅볼로 타점을 올렸고 6회에는 1사 주자 2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날려 역시 타점을 추가했다. 고동진은 이날 사사구 2개를 포함,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을 챙겼다. 반면 현대의 1번 타자인 전준호는 3타수 무안타, KIA의 이용규는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톱타자의 힘겨루기에서 밀린 게 완패의 원인이다.

이준호기자 jh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