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6주년 특집-‘KOREA 2.0-사회>불신의 늪 탈출 위한 각계 노력

우리 사회가 빠진 불신의 늪은 깊지만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각 분야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법조비리 사건 등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법조계는 사법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7월 출범한 법조윤리위원회는 ▲법조윤리의 확립을 위한 법령·제도 및 정책에 대한 협의 ▲법조윤리 실태의 분석 및 법조윤리 위반행위에 대한 대책의 수립 ▲법조윤리와 관련된 법령을 위반한 자에 대한 징계개시의 신청 또는 수사 의뢰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법조계에 대한 신뢰 회복에 가장 큰 장애물이 되고 있는 전관예우와 법조브로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또 대법원은 판결에 대한 국민 불신의 주요 원인이 된 양형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양형위원회를 설치, 합리적인 양형기준 마련에 나섰다.

이용훈 대법원장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공판중심주의 역시 신뢰 회복 방안의 하나다. 지난해 진술 강요 사건 등으로 타격을 입은 검찰의 경우에도 강압수사나 법조비리 등 검찰 내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검 감찰부장를 개방형으로 전환해 외부 인사 임명을 추진하고 있다.

신정아 사건으로 큰 타격을 입은 학계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학력 검증 대행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교협은 학력검증센터도 설립할 계획이다. 문화관광부는 국립중앙도서관 등 여러 곳의 논문 데이터베이스와 연계해 표절 여부를 스스로 검증할 수 있는 ‘표절검색시스템’을 2009년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2005년 한국행정학회가 학계에서는 최초로 표절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학회 내에 윤리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학계의 자정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언론이 정부의 ‘취재지원선진화시스템’을 거부하는 것 역시 투명성이 확보돼야 신뢰가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아직 국가 투명성이 낮고 정부의 정보관리가 지나치게 폐쇄적이기 때문에 정부의 ‘취재지원선진화시스템’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면 정부가 각종 정보를 조작·왜곡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언론이 막강한 힘을 지닌 국가 권력에 대한 감시 기능을 상실한다면 사회전반에 만연한 불신 풍조를 제거하는 것이 요원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조성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