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정부’ 어디로>“공기업 효율저하 극심… 민영화해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신의 내린 직장’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공기업에 대한 개혁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 당선자는 그동안 각종 인터뷰에서 “공기업을 비롯한 공공분야의 규모는 점점 비대해지고 효율성은 더욱 저하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감시와 견제 부족으로 ‘신이 내린 직장’으로 불리며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역설한 바 있다. 이 당선자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일류국가비전위원회 공공분과 위원장을 맡았던 김기현 의원은 21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선자의 기본원칙은 시장경제”라며 “공공 기능이 강하거나 시장에서 경쟁을 붙였을 때 독과점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가는 공기업이 아니라면 시장경제 원칙을 도입해 민영화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공기업을 민영화해야 하는 이유는 뭔가.

“공기업의 부채는 2002년 말 73조5917억원에서 2007년 현재 128조2102억원으로 54조6185억원이 늘어났다. 그만큼 방만한 운영으로 효율성이 극심하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현재 공기업 사장은 부임 직후부터 몸보신에만 급급해 조직의 혁신이나 이익창출을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또 공적인 상해로 공무원이 퇴직한 경우 자녀 특채가 일반화되어 있고 개인적인 상해로 퇴직한 경우까지 자녀 특채가 이뤄지는 곳도 있다. 국민의 혈세가 그만큼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공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민영화는 피할 수 없는 전세계적 흐름이다.”

―공기업 민영화로 국민들이 혜택을 보는 것은 뭔가.

“공기업의 경우 독점적인 경우가 많은데 그로 인해 시장보다 높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이 부담하고 있다. 경쟁체제가 도입되면 자연스럽게 가격이 내려갈 것이고 국민들은 더 낮은 가격에 좀 더 높은 품질의 상품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당선자가 구상하고 있는 민영화대상 선정 기준이 있다면.

“공익성과 효율성, 부채 등 3가지가 꼽힌다. 공익성을 추구하는 기관은 다소 비효율적이고 부채가 많더라도 민영화를 하지 않을 수 있다. 석탄공사 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관련 정책을 만드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공기업에서 자료협조를 해주지 않아서 구체적 데이터를 입수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고, 공기업과 관련한 사람들이 워낙 많고 민감해서 다루기가 쉽지 않았다. 또 공기업 개혁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안이기에 장기적 안목에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어려움 중 하나였다.”

심은정기자 ejsh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