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 개편뒤 새 각료 인선”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6일 향후 국정운영 로드맵을 작성하게 될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을 끝내고 이번주중 경제인들을 잇달아 만나 경제살리기에 재계협조를 당부할 방침이다. 이 당선자측은 또 인수위 활동과 함께 정부조직개편작업을 최대한 서둘러 2월 새정부 출범전 마무리할 방침이다.

김형오 대통령직 인수위 부위원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선자가 이번주중 기업인들과 대화하는 자리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투자활성화를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대선에서 국민의 압도적 지지와 성원을 받은 이 당선자의 철학과 원칙에 입각해서 경제살리기와 국민통합 비전을 실용정신에 입각해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어 “우선적으로 정부조직에 대한 개편작업을 빨리 해야 할 것으로 본다. 새 정부 출범 전에 법개정을 마무리지은 뒤 각료인선을 하는 게 순리”라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또 “과거 인수위가 점령군으로 비친 적이 있으나 이번에는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인수위 임무는 노무현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을 파악하고 차기정부의 정책방향을 정하려는 것이지, 참여정부 정책을 심판하려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특히 “정부와 정책은 기본적으로 연속선상에 있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공무원들에게 안정감을 주면서 기존 정책을 점검하고 변화를 주겠다”고 말했다.

이경숙 인수위원장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경제살리기와 교육에 당선자가 우선순위를 두는 것 같다. 우선순위와 경중을 가려보는 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조정분과 간사를 맡게된 맹형규 의원도 “노무현 정부가 잘했다고 평가할 만한 대목은 인정하고, 좌절한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갖도록 ‘이명박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키면서 국정로드맵을 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위 고위직들의 이같은 언급은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한나라당이 기존의 정부정책을 완전히 뒤바꾸며 일대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과 우려를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진수희 정무분과 간사는 이날 “청와대와 당의 유기적 관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당선자는 전날 이경숙(64) 숙명여대 총장을 인수위원장에, 김형오(60) 의원을 부위원장에 임명한 데 이어 이날 산하 7개분과 및 1개 특위 간사와 위원들에 대한 인선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당선자는 이 위원장과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인수위 현판식을 가질 예정이다. 인수위는 대통령 취임식 전날인 내년 2월24일까지 활동하면서 정부 부처와 청와대의 주요 현안 및 업무를 인수인계 받아 공백없이 차기 정권이 출범할 수 있도록 하는 막중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인수위 분야별 간사는 ▲기획조정 맹형규 의원 ▲정무 진수희 의원 ▲외교통일안보 박진 의원 ▲경제1 강만수 전 재경부차관 ▲경제2 최경환 의원 ▲사회교육문화 이주호 의원 등이 내정됐다. 한반도 대운하 등 6개 태스크포스(TF)를 두고 있는 위원장 직속의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에는 사공일 전 재무부장관이 내정됐다. 사법·행정간사는 김상희 전 법무부차관이 유력했으나 최종 인선에 진통을 겪고 있다.

김상협·양성욱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