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리는 盧정권 ‘실패에서 배운다’>남긴 것은 ‘빚더미와 양극화’

생산과 복지 중에서 복지에 중점을 뒀던 노무현 정부는 양극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채 국가채무만 크게 늘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2007년말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302조원(정부 전망치)으로 노무현 정부 출범 직전인 2002년 133조6000억원에 비해 무려 168조4000억원이나 늘어난 수치다.

절대적인 수치뿐만 아니라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살펴보면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는 사실을 더욱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외환위기 이전인 1996년만 하더라도 GDP의 10.2%에 불과했지만,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재정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2002년에는 6년만에 19.5%로 9.3%포인트 높아졌다. 이후 노무현 정부 5년동안 국가채무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9%(2003년) → 26.1%(2004년) → 30.6%(2005년) → 33.4%(2006, 2007년) 등으로 계속 높아졌다.

외환위기 이전과 이후는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라는 절체절명의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공적자금 조성 등을 위해 국채 발행이 늘었던 점 등을 감안할 경우 국가채무 증가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에서는 경제위기를 겪지도 않았는데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늘어난 국가채무보다 훨씬 더 많은 채무가 단기간에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노무현 정부에서 나라빚이 급증함에 따라 오는 25일 출범할 이명박 정부가 향후 재정정책을 운영하는 데도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나라빚이 차기 정부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국회 예산정책처는 보고서를 통해 “국가채무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한국 경제가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질 수도 있다”며 “국가채무관리를 개선하기 위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