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富者 내각’ 여야 격돌

22일 이명박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들이 전국 각지에 많은 주택과 땅을 보유한 ‘부동산 부자’로 드러나, 부동산 투기 및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통합민주당 등 신야권은 이들 부동산에 대한 철저한 추적 및 검증을 벼르며 문제가 있는 후보자에 대한 재지명을 요구하고 있어 여야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난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서도 부동산 투기 및 병역특혜 의혹에 대한 해명이 부족하다며 민주당내에서 반대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의 주호영 대변인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 “단순히 재산이 많다고 해서 비난 받을 이유는 없다”면서 “법적으로 세금을 착실히 내고 정당하게 보유하고 있다면 비난 받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주 대변인은 “부동산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위법이나 탈법이 있었다면 비난 받아야 하고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그러나 저희들이 정밀 검증과정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오는 26일 한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과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27, 28일 예정)에서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격돌이 예상된다.

박은경 환경부장관 후보자는 농사를 짓지 않는 외지인이 구입할 수 없는 ‘절대 농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투기 의혹을 사고 있다. 박 후보자는 지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환란 위기 당시 경기 김포시 양촌면 양곡리에 위치한 논 3817㎡를 사들였다. 그러나 이 농지는 농지법상 외지인이 구입할 수 없는 땅이다. 박 후보자가 기준시가 4억6900만원으로 신고한 이 땅의 가격은 최근 신도시 개발계획이 발표돼 10억원이 넘는다. 박 후보자측은 “외환위기 뒤 농지법이 완화돼 외지인도 절대 농지를 구입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히고 있다.

이춘호 여성부장관 후보자는 서초동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택 4채를 소유하고 있고, 제주도 임야 5필지 등 부산·경기 안성과 경북 김천 등지에 2만6742㎡의 땅을 소유하고 있고, 현재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 중인 아들 명의로도 제주도 임야 5필지 2만 3967㎡과 경북 김천에 논, 밭, 대지, 공장, 창고 주택 등 본인과 아들 명의로 전국에 40건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장녀와 차남의 재산신고는 거부 했다. 이 후보자측은 “남편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이라고 해명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는 1996년 처음 재산신고 당시(건설교통부 기획관리실장) 경기 산본 아파트 한채(1억5000만원)를 신고했으나, 이번에는 아파트와 부인 명의의 충남 서천군 토지 6필지(6592㎡) 등을 신고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아파트 값이 3배 이상 올랐고, 서천땅은 노후에 농사를 짓고 살려고 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상속 재산”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자는 이날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총선에서 ‘발목잡기’ 역풍을 우려해 인사청문회에서 검증 수준을 후퇴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차기내각이 ‘부동산 내각’이라는 비판이 있는 만큼 문제 후보자에 대해서는 재지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대로 주말인 23일 오전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법안 공포안을 의결키로 방침을 정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22일 “정부조직법 공포안 처리를 위한 국무회의를 내일 오전 10시 한덕수 총리 주재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병권·김충남·김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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