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보다 부동산-주식으로 재산 늘려

오는 25일 출범할 이명박 정부의 초대 경제부처 장관 후보자들은 부동산과 주식투자를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이윤호 지식경제부, 정종환 국토해양부, 정운천 농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등 4명의 경제부처장관 후보자들은 대체로 유산을 물려받기보다 스스로 재테크를 통해 재산을 늘려왔으며 개인별로 부동산과 주식에 대한 선호차이를 뚜렷하게 드러냈다. 이중 일부는 공직자로선 적절치 않은 투자행위의 흔적을 보이고 있지만 심각한 탈법행위는 발견되지 않고있다. 이들은 앞으로 나라살림을 책임질 경제부처 장관이란 점에서 다른 부처에 비해 재산내역과 형성과정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강 장관 후보자 등 4인의 재산내역을 분석한 결과 강 장관과 정운천 장관 후보자는 주식, 이윤호 장관 후보자는 예금, 정종환 장관 후보자는 부동산을 각각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장관 후보자는 우선 서울 강남에 공시지가 21억원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고, 아들 명의로도 성동구 광장동에 약 3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갖고 있다. 강 후보자는 종합부동세를 강력히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강남의 아파트 소유가 주목받고 있다. 자신이 강남에 집을 갖고 있기 때문에 종부세를 반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실제 강 후보자는 지난해 1600만원가량의 종부세를 징수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 후보자는 “이미 20년전에 산 아파트로 투기가능성이 전혀 없고 장기보유한 1가구 주택보유자에게 종부세 징수는 부당하다는 소신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강 후보자는 이 아파트를 2억원 안팎의 가격으로 샀으며, 20년만에 10배 이상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강 후보자는 또 고향인 경남 합천 외에 경기 광주에도 700평가량의 임야를 소유, 투기의혹을 받고있다. 하지만 강 후보자는 “지난 85년 미국에 재경관으로 파견될 때 전세금으로 사둔 땅이며 당시 부재지주 금지규정이 없었던 만큼 불법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토지는 1억5000만원가량으로 신고됐다.

강 후보자는 I사 주식 등 2가지의 장외주식을 갖고있으며 액수를 축소신고한 의혹도 받고 있으나 총액이 170만원상당에 불과한 소액이다. 하지만 이 주식을 현 시가의 5분의 1 가격에 불과한 액면가로 신고했다.

강 후보자의 재산형성의 특징은 주식투자에 있다. 강 후보자는 부인명의로 국내 주요 대기업 주식을 2억3000만원어치 소유하고 있다. 강 후보자는 주식보유가 공직생활을 떠난 뒤 10년간의 야인생활 과정에서 재산보전을 위한 것이며, 장관취임후 백지신탁할 방침인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윤호 장관 후보자는 은행권에 예금을 집중 보유중이다. 예금 보유액이 33억여원에 달해 궁금증을 낳고있다.이 후보자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과 서울 강남지역 등에 아파트를 2채 소유하고있다. 여기에 강남지역에 오피스텔 1채도 별도로 갖고있다. 경제부처 장관중에선 가장 많은 재산을 갖고있다.

정종환 후보자는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답게 부동산 투자가 눈에 띈다. 그는 충남 서천에 배우자 명의로 6군데 토지를 보유중이며 아파트 2채, 건물 분양권 1개, 오피스텔 2채 등 다양하지만 강남에는 부동산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정운천 후보자는 농민 최고경영자(CEO) 출신답게 아파트와 주식 등으로 27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그는 본인 명의로 전남 해남에 다수의 토지를 소유중이며 서울 강남지역에 공시지가 10억원 상당의 아파트도 보유중이다. 또 2억원어치의 농수산관련 업체의 주식을 갖고있다. 그는 배우자 명의로도 이 회사 주식을 1억원어치 소유하는 등 모두 3억원상당의 주식을 갖고 있다. 정 후보자는 CEO답게 지분투자형식으로 주식을 갖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영식기자 kka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