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인터넷 유통시장인 오픈마켓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SK텔레콤은 26일 빠르고 재미있는 쇼핑 문화를 주도한다는 목표 아래 유·무선 통합 오픈마켓 ‘11번가(www.11st.co.kr·로고)’를 27일 오전 11시11분 개장한다고 밝혔다.
오픈마켓이란 인터넷에서 판매자와 거래자를 중개하고 중개 거래자로서 수수료를 받는 전자상거래의 한 형태로 최근 전자상거래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성장 지체에 고심해온 SK텔레콤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해외 진출과 융합(컨버전스) 사업에 힘을 쏟아왔다. 이번 11번가 개장을 통한 유통사업 진출은 컨버전스 사업중 한 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26일 “올해 11번가 오픈마켓 사업에서 거래액 6000억원을 달성해 G마켓, 옥션 등이 장악하고 있는 오픈마켓 시장에 안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는 거래액 1조원을 넘기면서 오픈마켓 시장 3강을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오픈마켓의 주 고객인 20~30대를 겨냥한 11번가가 의사소통 기능과 유·무선을 활용한 정보 검색방식의 상품 정보 제공, 경쟁업체와 비교해 저렴한 가격 등으로 소비자들이 즐겁고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설명했다. SK텔레콤은 또 판매자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교육, 상담,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 물품 관리를 위한 솔루션 등을 무상 제공하고 판매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키로 했다.
SK텔레콤이 오픈마켓 형태를 채택한 것은 그만큼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개인기업간(B2C) 전자상거래 시장은 16조5000억원이며 이중 오픈마켓 규모는 7조9000억원으로 일반 쇼핑몰에 비해 다소 작은 편. 그러나 2010년 오픈마켓 규모는 16조 2000억원으로 확대돼 전체 B2C 전자상거래 시장의 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세현 SK텔레콤 C&I 비즈 사장은 “온라인 쇼핑은 단순히 가격을 비교하고 검색하고 기다리면서 구매하는 과정이 아니라 듣고 얘기하고 즐기는 과정이 들어간 ‘재미있는 그 무엇’이 돼야 한다”며 “11번가는 구매의 편리함과 함께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1번가는 해당 물품의 모든 외부 가격 정보를 제공해 가격비교사이트에서 가격 정보를 얻은 뒤 쇼핑 사이트로 이동해 다시 물건을 검색, 구매하는 번거로운 이동 절차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의 유통 시장 진출에 대해 유통업계의 반응은 조심스럽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막대한 자금을 고려하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러나 오픈마켓은 CJ, GS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실패한 독특한 형태의 시장이기 때문에 SK텔레콤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