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지역 핫이슈>“재산권 행사 제약… 실질 보상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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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김포공항 앞 넓은 잔디밭에서 기념촬영을 하거나 뛰어놀곤 하면서 공항이 우리 집 근처에 있어 참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와보니 강서구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장애요인이었다는 생각이 들어 새삼 억울한 심정입니다.” 38년째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 김수정(43)씨의 토로다. 강서구에 김포공항이 자리한 지 벌써 32년째. 1977년 개항한 김포공항이 입지한 강서구는 총 면적 41.1㎢의 97%에 달하는 40.3㎢가 공항고도지구 및 공항시설 보호지구로 지정돼 지역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에 많은 제약을 받아왔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과 미국항공안전청(FAA) 규정이 혼재되어 있는 현행 항공법 시행규칙 제9조(장애물 제한표면의 선정기준)의 보완은 물론 서울시, 건설교통부, 국회 입법 발의 등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히 요구된다.

강서구는 토지의 형상이 평지형태여서 개발이 쉽고 재산적 가치가 높은 지역임에도 지난 30여년간 서울시 25개 구 중 재산 가치가 가장 낮게 평가돼왔다.

박명숙 도시계획과장은 “지난해 구가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건축물 높이 제한으로 약 53조원에 이르는 경제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눈에 보이는 직접적인 손실 이외에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의 원천적 봉쇄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과 낙후된 지역이라는 이미지 고착 등의 간접적인 피해”라고 말했다.

지금껏 김포공항은 서울과 국가 발전에 원동력으로 많은 기여를 해온만큼 이제는 강서구민이 받은 불이익에 대한 보상책 마련을 위해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게 지역민들의 주장이다.

김재현 강서구청장은 “지난해 노원구 소각장을 광역화하면서 반경 300m이내 간접 영향권 주민에게 연간 75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결정과 경주시에 들어설 핵폐기물 방폐장 건설 사업에 3000억원의 특별지원금을 지급했다”고 지적, “강서구가 받은 불이익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이 가능한 직접적인 제도 변화가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강서구는 지난해 2월 용역에 착수한 ‘살고 싶은 도시 강서구 만들기’ 발전 계획을 올 상반기에 수립하는 한편 ‘공항로 지구단위 재정비 계획’ ‘준공업 지역의 토지 효율성 증대’ 등을 위한 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양화대교부터 김포공항에 이르는 ‘공항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용역’ 결과에 따라 올 12월 도시관리계획 변경결정고시가 확정될 예정이다.

이에 강서구는 가로구역별 건축물 최고높이, 개발규모, 용적률 등 제반 사항을 서울시와 협의해 지역개발 활성화와 합리적인 토지이용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녹지지역을 제외한 구 면적의 12%를 차지하는 준공업지역에 대한 용도지역 변경도 서울시에 적극 건의할 예정이다.

김세동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