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美도 親中도 없어… 국익 맞으면 동맹”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북한에 대해 언제든지 마음의 문을 열고 남북간에 진정한 도움이 되는 대화를 할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며 “남북간에 임기중 한번 만난다고 하는 게 아니라 언제 어느때든 자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인권문제를 다루는 것은 대북전략 측면이 아니라 소위 인류의 보편적 행복 기준을 갖고 말하는 것”이라며 “나는 어느 때보다 남북이 화해, 화합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나는 친미(親美)도, 친중(親中)도 없다고 생각한다. 국익이 서로 맞으면 동맹이 될 수 있고, 국익에 위배되면 오늘 시대에 동맹이라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외교통상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외교부가 21세기 세계추세와 걸맞지 않은 행태를 보였는데 이제 창조적 실용주의에 따라 실용외교를 해야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미국과의 관계에서 외교부는 제 역할을 못했고, 무엇이 국익에 도움되는지 생각하지 않고 여러 갈래로 의견을 달리했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외교문제가 아닌 정치적 문제로 여러 불편한 점이 있었지만 국제외교 측면에서 지혜롭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반성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실용 국익외교와 관련, “가장 슬기로운 외교는 미국과 한국의 국익을 맞추는 것이며 국익과 실용외교의 한도내에서 동맹을 맺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북한은 통일해야 할 조국임에 틀림없고, 북한이 남의 나라에 손을 벌리지 않고 빠른 시일내에 자립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럴 때 남북통일도 앞당길 수 있으며 대남전략, 대북전략과 같은 구시대적 발상을 갖고 어느 누구도 무력을 통해 통일할 수 없는 만큼 북한지도자도 마음의 문을 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이 세계적 에너지 확보에 대한 자원외교”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살리기 차원에서 에너지·자원외교를 직접 챙긴다는 방침 아래 러시아·중앙아시아·중남미·동남아 등 에너지·자원 부국과의 정상외교를 적극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외교통상부가 11일 밝혔다. 또 3월 중 에너지·자원 대사를 별도로 임명하고 상반기중 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에너지·자원 거점 공관장회의’ 개최를 통해 ‘에너지 협력벨트’ 구축 프로그램을 진행시킨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성과지향적 에너지·자원외교와 함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방안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전방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한·미FTA에 대해 조기 비준·발효를 추진하고, 한·유럽연합(EU) FTA 및 한·인도 FTA 협상타결을 추진할 뿐만 아니라 한·걸프지역국가(GCC)와의 FTA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 이같은 FTA추진을 통해 현재 10% 수준의 무관세 수출비율은 올해말까지 24% 수준으로 확대하고 향후 5년 내에는 70%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이 강조해온 국익증진을 위한 실리외교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새 정부의 국가비전인 ‘선진 일류국가’를 위한 외교 목표로 ▲안보를 튼튼히 하는 외교 ▲경제를 살리는 외교 ▲세계에 기여하고 신뢰받는 외교 등 세가지를 설정했다.

김상협·심은정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