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親朴그룹 경계령’

21일 공천탈락한 친(親) 박근혜 전 대표(친박)측 인사들의 잇따른 출마선언으로 총선판세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이들이 과거 무소속 출마 의원과 달리 3선이상 중진의원을 포함된 현역의원들 10여명으로 구성된 데다 불공정 공천을 주장하며 명분론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또 홍사덕 전 의원이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선거구인 대구 서구에 출마하는 등 바람몰이를 위한 정교한 선거전술까지 보이고 있어 통합민주당과 함께 한나라당 과반의석 목표를 위협할 정치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친박그룹 영남텃밭에서 한나라당과 격돌 = 현재 탈당한 친박그룹은 친박연대와 무소속그룹으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다. 수도권 후보들은 정당을 중요시하는 수도권 표심을 의식해 ‘친박연대’로, 영남권 후보들은 어중간한 정당보다는 인물을 중시하는 영남지역 성향을 고려해 무소속연대를 선호하고 있다.

친박연대에는 서청원, 홍사덕 전 의원을 비롯해 이규택(여주·이천) 엄호성(부산 사하갑) 의원이 활동 중이다. 무소속 연대에는 친박측 좌장격인 김무성(부산 남을) 의원을 비롯, 유기준(부산 서) 박종근(대구 달서갑) 이해봉(달서을) 김태환(구미을) 이인기(경북 고령·성주·칠곡) 한선교(용인수지) 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안양 동안갑 공천에 떨어졌던 송영선(비례대표) 의원도 대구 달서병으로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현역의원 외에 공천에 탈락한 원외 당협위원장 20여명이 친박연대 및 무소속연대로 총선에 참여할 방침이어서 비(非) 한나라당 친박그룹은 30여명이 넘어서고 있다.

◆경쟁력 있나 = 부당한 공천이라며 탈당한 친박그룹 의원들은 대부분 3선 이상 중진의원이 많아 탄탄한 조직력과 인물을 갖추고 있어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 지역구의 경우 이날 부산 남을 지역의 시의원을 포함한 당직자 1500여명이 탈당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신인들로서는 조직공백상태에서 중진의원들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김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 지지도가 정태윤 한나라당 후보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규택 의원은 이와 관련, “친박연대와 무소속연대측이 총선에서 바람을 타면 40석 정도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공천을 진두지휘한 이방호 사무총장은 “박 전 대표의 여러 정서를 팔아 무슨 연대라고 하고 있지만 영남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권은중기자 jungk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