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총선 D-9>이재오 “경제뉴타운 건설…상업지구 확충” 문국현 “대운하 강행 李후보 심판해 달라”

‘친이명박계’의 실세 의원인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과 지난해 대선에 출마했던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가 맞붙는 서울 은평을 지역구에서는 한반도 대운하 반대론과 지역개발론이 팽팽하다. 문 후보가 이 후보를 ‘대운하의 상징’으로 몰아붙이는 반면, 이 후보는 지역 개발론을 통해 대운하 쟁점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후보는 30일 거리유세에서 “은평 발전 이재오가 완성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강조했다. 지역 개발론으로 대운하 공세를 비켜가면서 조직력을 동원한 여론몰이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이 후보는 주거지역인 은평 뉴타운에 이어 상업지구를 확충하는 ‘경제 뉴타운’ 건설을 지역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은평을 지역은 녹지 50%, 주거시설 48%, 상업용지 1.3%로 구성돼 있다”며 “서울시와 힘을 합쳐 은평-서대문-마포를 잇는 ‘서북권 신도시벨트’를 만들면 상업용지를 최소한 3%로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 후보는 31일 오전 연신내역 앞에서 한나라당을 탈당한 고진화 의원과 함께 공동 유세를 벌이며 대운하 공세를 폈다. 고 의원은 지원유세를 통해 “한나라당에 있을 때부터 그토록 환경 대재앙과 경제 대재앙을 가져올 대운하에 대해 경고했는데, 결국 대운하 반대 때문에 나를 당에서 밀어냈다”며 “한나라당이 오만해졌다.

은평 주민들께서 대운하를 강행하려는 오만한 한나라당의 이재오 후보를 심판해달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불교방송 ‘유용화의 아침저널’에 출연, “(주민들이)대운하가 그대로 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점점 하는 것 같다”며 “이 후보는 문경에 가서 대운하 찬성하는 사람들 모아놓고 출판기념회도 하고, 낙동강으로 자전거 타고 다니면서 운하 추진 총사령관을 자처했다”고 날을 세웠다. 여론은 엇갈린다.

30일 연신내역 연서시장에서 만난 상인 이모(여·50)씨는 “대운하는 관심도 없다”며 “누가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지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광역 2001 아웃렛 앞에서 만난 회사원 김모(31)씨는 “지역은 낙후돼 있는데 이 후보는 대운하 추진이나 중앙정치에 치중했다”며 “이제 지역에 변화를 줄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