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총선 D-7>당 대결보다 ‘인물론’ 대세

인천 남동을은 수도권 지역구로는 특이하게 1번(통합민주당) 후보가 없다. 대신 무소속 이원복, 이호웅 후보가 한나라당 조전혁(인천대 교수) 후보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원복 의원과 이호웅 전 의원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각 한나라당과 민주당 소속이었으나 공천갈등으로 탈당했다. 두 후보는 이 지역에서 두번씩 당선된 재선의원이다. 재선 의원 출신 무소속 후보가 2명이나 출마해 ‘안정’과 ‘견제’라는 여야간의 구도싸움보다는 누가 더 지역개발에 더 적합한 인물이냐를 놓고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추이에 따르면 조 후보와 현역의원인 이원복 후보가 피말리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1일 세후보 선거 사무실이 모여있는 인천 남동구 만수동에서 만난 주민들은 대부분 아직까지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지 못했다는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조 후보 선거사무실 건너편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김모(여·45)씨는 “후보가 많아 인천시장 선거보다 더 요란한 것 같다”며 “솔직히 누굴 찍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지역 토박이라고 밝힌 김호영(63)씨는 “이호웅 후보가 민주당이 아닌 무소속으로 나와서 호남 및 야당세가 주춤한 것 같다”며 “주택 밀집지역인 남동구는 여당세가 강해 한나라당 후보가 막판에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만수3거리 축협 뒤쪽 먹자골목에서 만난 50대 남자는 “제물포고 출신인 두 전·현직 의원들이 지역을 위해 한 게 없다는 지적이 있긴 하지만 한나라당 조 후보도 이곳 사람이 아니어서 좀더 지켜보자는 사람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각 후보 측은 이 지역이 선거 막판까지 표심을 드러내지 않는 충청권 출신이 38%나 돼 표심을 예측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보고 막판 선거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조 후보는 “공천 직후 10% 미만에 불과했던 지지도를 끌어올려 지금은 이원복 후보를 따돌렸다”며 “지역구 발전을 가져올 여당 후보라는 점을 계속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원복 후보측은 “한나라당이 흔들린다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 의원에 대한 지지세가 주춤거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낙하산 후보보다는 지역구를 가장 잘 아는 일꾼인 이 의원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호소형 전략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이호웅 후보는 여당의 분열과 막판 야당세의 결집을 기대를 하고 있다. 이 후보측은 “자유선진당 김석우 후보도 한나라당 출신”이라며 “한나라당이 3분돼 있는데다 야당세가 결집하고 있어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권은중기자 jungk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