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총선 D-2>민주, 텃밭 ‘서울 동북벨트’ 지켜낼까

서울 ‘동북부 벨트’가 4·9 총선 최대 격전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구열린우리당을 포함해 전통적인 통합민주당 강세 지역이었던 동북부 지역의 성적에 따라 한나라당의 서울 압승이냐, 민주당의 선전이냐가 가려지기 때문이다. 이 지역이 여야의 안정론과 견제론이라는 기본 구도가 어떻게 표심에 반영될지를 가늠하는 총선 민심의 ‘바로미터’인 셈이다. 동북부 벨트는 성동갑·을, 노원갑·을, 도봉 갑·을, 강북 갑·을 등 8곳을 말한다. 지난 17대 총선 때는 열린우리당이 이 곳을 모두 석권했다.

민주당이 이 곳에서 선전할 경우 총 48개의 의석이 걸려 있는 서울에서 최대 20석까지 거둘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한나라당이 40석 가까이를 차지하게 된다. 그만큼 누구도 쉽게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곳은 총선 초반 대부분 민주당 우세 지역이었지만, 막판으로 갈수록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든 초박빙 경합 지역으로 바뀌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이전인 지난 2일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조사마다 선두가 엎치락뒤치락했다.

성동갑은 민주당 최재천 후보와 한나라당 진수희 후보가 1~2%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성동을에서도 임종석 민주당 후보가 경합 우세를 보이는 가운데 김동성 한나라당 후보의 추격이 예사롭지 않다. 노원갑(민주당 정봉주-한나라당 현경병), 노원을(우원식-권영진)도 조사 때마다 순위가 뒤바뀌었다. 도봉갑(김근태-신지호), 도봉을(유인태-김선동)은 단순 지지도는 민주당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적극 투표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는 초박빙 싸움을 벌이고 있어 양당 모두 명운을 건 승부처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각 당과 후보 모두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다. 박선숙 민주당 전략기획본부장은 이 지역 전체 판세에 대해 “한마디로 팽팽하다고밖에 할 말이 없다”며 “남은 기간 구석구석을 누비며 유권자에게 이명박 정부의 독주를 막을 견제세력에 표를 달라고 호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곳을 의미있는 견제 의석인 90석을 확보할 수 있느냐의 전략 요충지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노원을은 우세, 성동갑, 노원갑은 완전경합, 강북을과 도봉 갑·을, 강북갑은 백중열세 또는 열세로 보고 있지만 모두 마지막 한 표까지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후보들은 불안해하면서도 저마다 승리를 자신했다. 성동갑의 진수희 후보 측은 “지역 민심은 바꿔보자는 게 있다. 그동안 인지도 문제가 있었는데, 100시간 심야 유세까지 하면서 많이 올라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도봉갑의 김근태 후보측은 “지는 여론조사가 한번 나오자 그동안 늘어져 있던 30~40대 직장인 등 지지층이 위기감을 느끼고 결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봉을 유인태 후보측도 “인물 적합도에서 워낙 격차가 커 부동층을 흡수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동북부 벨트인 광진갑·을과 중랑갑·을, 강북갑은 민주당이나 한나라당 후보 어느 한쪽으로 거의 판세가 굳어지고 있다는 게 양당 자체 분석 결과이다.

김충남·김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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