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고치자>소지역주의·왕따 등 사회통합 장애

혈연·학연·지연을 바탕으로 한 공동체 의식은 국난 극복 등에서 제 몫을 할 수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충분히 내포하고 있지만 지역주의와 집단 따돌림의 원인이 되는 등 한계도 명확하다.

군이나 읍·면 같은 작은 단위 지역을 매개로 하는 소지역주의는 각종 선거 때마다 표심을 흔들면서 정책 중심의 선거 풍토를 만드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소지역주의는 지역과 지역 사이의 갈등을 조장해 사회 통합에도 장애물이 되고 있다.

특히 혈연·학연·지연을 중심으로 확산된 동류 의식에의 집착은 자기 또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속성과 다르면 배척해 버리는 집단따돌림 현상을 만들어냈다. 이로 인해 ‘왕따’가 양산됐고, 이들의 자살이 빈발함으로써 사회문제가 됐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심각한 소외감을 느낀 외톨이(일명 히키코모리)들이 충동적 살인을 저지르는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혈연이 지나치게 강조되다보니 입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한 것도 고쳐야할 과제다. 최근에는 국내 입양이 활성화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해외 입양이 많다는 것은 국가적 수치거리로 꼽힌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혈연·학연·지연 중심의 구조에서는 의사 결정을 독점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접근을 차단하는 폐쇄적 구조인 경우가 많다”며 “혈연에의 애정이 열린 공동체를 지향해 확대 가족주의일 경우 긍정에너지를 발산하지만 닫힌 공동체로 나아갈 경우 입양을 꺼리거나 따돌림 등 폐단도 만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