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에너지가 대한민국을 바꾼다>“마음 나누는게 한국 술문화 장점, 폭음·남에게 강권은 이해 어려워”

“한국 사람들은 어디서나 모이길 좋아하고, 모이면 크게 모여요. 모여서 응원도 하고, 모여서 술도 먹고 노래도 부르고, 집단적인 놀이를 참 잘해요. 그렇게 흥겹게 어울리는 것에 대한 프라이드(자부심)도 강해보여요.”

연세대 국제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도미니크 노엘(24)씨. 그는 한국문화와 한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서울에 오게 된 캐나다 아가씨다. 그가 출연 중인 텔레비전 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를 지켜본 사람은 잘 알겠지만, 그는 우리말에 꽤 능숙하고, 우리 대중가요를 곧잘 부른다. 이는 그가 노래방 문화에 푹 빠져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에 있을 때부터 한국 노래를 좋아했어요. 시간만 있으면, 한국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요. 노래를 함께 부르면 쉽게 친해질 수 있거든요. 평소 이야기를 잘 나누지 않던 사람과도 노래방에 간 후엔 가까워지는 게 참 신기해요.”

그는 한국 사람들이 노래방에서 흥에 겨우면 춤을 추는 것에 대해서 함께 간 사람끼리의 친밀감을 높여준다고 봤다. 춤을 추다가 자연스럽게 손을 잡는 등 신체접촉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친구와 학교 선후배 간에는 괜찮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직장의 남자 선배가 여자 후배에게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 사람들은 만나면 무조건 술 한잔하자고 하잖아요. 술을 마시며 이야기하면 서로 쉽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서로 힘든 일, 행복한 일을 다 알게 되니까 정이 많이 들게 되지요. 그게 한국 술 문화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그는 “한국인들은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신다”며 “대학교에서조차 선배들이 후배에게 술을 강요하는 것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이 낮에 사회의 경쟁에 시달리는 스트레스를 밤에 술 먹고 노는 것으로 푸는 게 아니냐는 것이 그의 조심스러운 반문이다.

“한국인들이 서로 다정하게 지내기 위해 술, 노래, 춤을 즐기는 것은 보기 좋아요. 하지만 뭐든지 지나친 것은 피했으면 합니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