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교육현장서 ‘광우병 불안’ 조장

일부 교육 현장에서 초·중·고생들을 대상으로 한 광우병 괴담 유포와 불안 증폭이 도를 넘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에서 초·중·고생이 참석자의 최고 30~40%에 이르렀으며 일부 집회에서는 ‘저, 아직 15년밖에 못살았어요’라는 자극적인 피켓도 등장했다.

특히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충북지부가 쇠고기 수입 반대 ‘계기 수업’ 지침을 내린 것을 비롯, 일부 교사도 광우병 불안 조성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7일 유언비어와 괴담 등의 유포에 대해 전담 수사팀을 통해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도 전국 시도교육감 회의를 긴급소집, 학생들에게 광우병과 관련해 정확한 정보를 교육할 것을 지시했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최근 홈페이지에 게시한 ‘5월 분회보’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계기 수업’지침을 내리고 수업에 사용할 자료를 게재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또 학생들에게 교육할 광우병 관련 각종 동영상과 노래 모음 CD도 지부에 비치하고, 광우병감시단 투쟁성금 모금도 이미 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교조 전국 각 지부도 이르면 7일,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 ‘계기 수업’ 실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전국의 교육현장이 광우병 논란에 휘말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오프라인 상에서 10대 들에게 영향력이 큰 연예인 등이 청소년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6일 집회에 참석한 배우 정찬씨는 “학생들이 0교시 출석하려고 새벽에 일어나 미친소 급식을 먹은 뒤 죽어 대운하에 뿌려지게 될 것이 염려된다”고 말하며 학생들을 부추기기도 했다.

10대들이 주역으로 참여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도 서울에 이어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6일에는 서울의 청계광장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을 비롯, 부산, 대전, 경기 수원, 경남 창원·마산, 전북 전주 등에서 동시 다발로 열렸다.

이에 대해 임채진 검찰총장은 7일 전국민생침해사범전담 부장검사 회의를 열고 “국민이 출처도 불명한 괴담에 혼란을 겪거나 국가 미래가 조직적이고 악의적인 유언비어에 발목 잡히는 일이 없도록 사이버 폭력 척결에 검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도 이날 전국 16개 시도교육감 회의를 긴급 소집, ‘계기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집회 참석 등을 막아 달라고 말했다.한편 문용린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아이들이 행동에 나서게 하기보다 생각을 하게 해야 한다”며 “정책 참여보다는 제3자 입장에서 사고하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