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내부서도 “들어가자”

통합민주당이 쇠고기 재협상을 위해 장외투쟁과 국회 등원 거부를 결의한 가운데 당 내부에서 장외투쟁과 함께 18대 국회를 개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국회를 개원해 국회가 매일밤 촛불을 들고 청와대로 향하는 성난 민심을 수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또 민주당이 국회 출범을 막고 거리로 나설 경우 국회파행 책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현실적인 고민도 엿보인다.

이용섭(광주 광산을) 의원은 5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부가 국정 쇄신책까지 내놓고 쇠고기 재협상 쪽으로 가고 있는데 이는 우리 시민들이 노력한 결과”라며 “시민들이 이루어낸 성과를 국회를 열어 정치권에서 매듭짓는 것이 필요하다”고 국회개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전병헌(서울 동작갑) 의원은 “정부를 압박하는 출력을 키우기 위해서 국회를 정상적으로 개원한 뒤 원내투쟁을 장외투쟁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장선(경기 평택을) 의원도 3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원은 결국 국회에서 민의를 대변하는 것”이라며 “등원해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정책정당의 면모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우리가 시민단체가 아니지 않으냐”며 “국회의원의 본령은 결국 국회에서 민의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정대철 상임고문도 “18대 국회 원구성도 하지 않은 채 장외 투쟁에 나선 것은 올바른 의회 민주주의의 모습이 아니다”며 “원내 투쟁을 병행하는 것이야말로 대안 정당의 모습임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원내대표 경선에 나섰던 김부겸(경기 군포) 의원도 지난 2일 홈페이지에 “시민들이 촛불을 켜들고 행진하는 동안 민주당은 법안을 마련하고 정책을 구상해서 국회에서 싸워야 한다”며 “정권은 정치를 무시할지라도 야당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국회사무처는 18대 국회 파행을 예상해 통상 개원식 2주전 외국공관장 등 600여명의 외빈들에게 보낼 초청장 발송을 지금까지 미루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사무처측은 “18대 국회 개원 가능성이 낮아 초청장을 보냈다가 개원식이 열리지 않으면 국제적 망신이어서 아예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회사무처는 여야 합의로 개원날짜가 확정될 경우 전화 초청장을 보낼 방침이다.

권은중기자 jungk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