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바이어·관광객도 등돌렸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호텔로 간 시위대 27일 새벽 조선일보가 위치한 서울 중구 태평로 코리아나 호텔에서 촛불시위 참가자 일부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호텔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큰 불편을 겪으면서 불만을 쏟아냈다. 곽성호기자

도심 도로를 점거하는 촛불시위가 50일을 넘기고 25일부터 시위 양상이 불법·폭력 시위로 변질되면서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26일에는 시위대가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호텔에 난입하기도 하면서 외국인들의 불만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도심 호텔들은 고객들의 예약 취소와 항의에 시달리고 있으며 여행업계도 영업에 심대한 타격을 받고 있다.

26일 시위대가 난입하고 오물을 투척했던 코리아나호텔은 밤새 안전을 우려한 외국인 고객들의 항의에 시달렸다. 6월10일 이후 벌써 20건이 넘는 예약이 취소된 바 있는 코리아나호텔 측은 “어제 시위대 난입 이후 더 피해가 커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프라자호텔도 밤마다 고객 항의에 시달리고 있다. 사업상 한국을 찾는 투숙객들이 소음으로 잠을 자지 못하고 방을 바꿔달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프라자호텔 관계자는 “하루에 최소 1~2건씩 고객 불만이 접수돼 방을 바꿔주고 있다”며 “촛불시위 초반에는 시위를 신기하게 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프라자호텔은 도심 교통 마비로 레스토랑 영업에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역시 서울시청 주변에 있는 프레지던트호텔의 한 직원은 “한국을 보러 온 사람들이 시위대를 보고 ‘어글리(ugly·추한) 한국인’이라고 말한다”며 “그런 것을 보면 내가 부끄러워 일하러 나오기 싫을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업차 한국에 온 외국인뿐 아니라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도 큰 불편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다. 인사동에서 출발해 청와대, 경복궁 등을 도는 서울시티투어버스는 이번주 들어서 청와대 방면 운행을 잠정 중단했다. 안전을 우려한 경찰의 통제 때문이다. 야간 투어버스도 운행이 중단됐다. 출발지인 세종로사거리를 시위대가 점령하면서 버스 출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시티투어버스는 지난달에만 5000만원, 이번달에도 현재까지 약 7000만원의 영업 손실을 입고 있다. 김철호 시티투어버스 소장은 “영업 피해도 그렇지만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으면서 이미지가 안 좋아질까 걱정”이라며 “방학이 되면서 외국에서 많은 학생들이 한국을 찾고 있는데 그들에게 한국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줄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촛불시위가 계속되면서 실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 따르면 촛불시위가 본격화된 6월 이후 여행사들의 외국인 관광객 예약 실적이 20~30% 정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협회중앙회 관계자는 “개인 여행객보다 일본이나 중국에서 오는 단체 여행객들의 수가 급감해 관광 업계의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김병채·임정환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