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벗는 ‘쇠고기 시위’ 진실들>檢 ‘PD수첩, 의도적 왜곡’ 여부 수사

검찰이 MBC ‘PD수첩’의 광우병 관련 보도에 대해 단순 번역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특히 PD수첩 측이 일명 ‘다우너 소(주저앉는 소)’를 광우병에 걸린 소로 인식하도록 의도적으로 영어 원문을 왜곡한 정황이 있는 자료를 입수해 정밀 분석에 나섰다.

검찰은 국민적 관심사가 된 PD수첩 광우병 왜곡 보도 논란 수사를 조기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지난 23일 수사에 착수한 지 3일 만에 검사 5명으로 된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 서울중앙지검 임수빈 형사2부장을 팀장으로 해 같은 부 배재덕 수석검사 등 검사 4명이 투입됐다.

검찰이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 검사 5명을 투입해 이처럼 고강도 수사에 나선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검찰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검찰이 정치·사회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사건에 대해 ‘속전속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27일 “PD수첩이 진실을 보도했는지 왜곡했는지 온 국민이 관심을 갖고 있고 정부 부처에서 수사의뢰를 한 사건이기 때문에 최대한 신속하고 전력을 다해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와 관련, “PD수첩이 ‘다우너 소’를 의도적으로 왜곡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검찰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PD수첩 방영 당시 ‘다우너 소’를 전기봉 등으로 끌어내는 배경 화면에 영어 원음은 “왜 이렇게 잔인하게 다루냐”고 물었는데 한글 자막은 “왜 광우병에 걸린 소를 도축하느냐”고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젖소를 도축한 사실을 아느냐”“(젖소를 도축한 사실을) 몰랐다”는 영어 원음이 “이런 소(광우병 걸린 소)가 도축돼 식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몰랐다”고 번역됐다. 검찰 관계자는 “의도적인 왜곡이 있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PD수첩 제작진은 이와 관련, 지난 24일 “다우너 소 동영상이 나온 뒤 진행자가 ‘광우병에 걸린 소’라고 언급한 것은 생방송 중의 실수”라고 해명한 바 있다. 검찰은 PD수첩 촬영 테이프 원본과 번역 자료, 국내외 광우병 관련 보고서와 논문 등에 대한 광범위한 기초 자료 분석도 병행하고 있다.

앞서 농림수산식품부는 23일 PD수첩이 지난 4월29일 방영한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가’에 대해 정운천 장관과 쇠고기 협상 대표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문무일 부장검사)는 방송3사 PD들이 방송 출연 대가로 연예인과 기획사 측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충남·김백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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