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시위로 매출 70 ~ 80% 급감… 음식 못 팔고 버려”

“종로의 상가는 서울 시내에서 가장 임차료가 비싼 곳입니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임차료를 못 내는 것은 물론 아이들 학비도 못 내게 생겼습니다.”

40일 이상 계속되고 있는 도로 점거 시위로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는 광화문 주변 상인들이 거리로 나왔다. 자신들의 어려움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시위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서다.(문화일보 6월30일자 1면·3면·5면 참조)

한국음식업중앙회 종로구지회 소속 회원 50여명은 1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이순신 동상 앞에서 오전 7시30분부터 약 1시간30분 동안 촛불시위 중단과 음식업자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캠페인을 벌였다. 이들은 ‘음식점 영업에 피해를 주는 시위 자제합시다’라는 문구가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나와 생존권 보장 구호를 외치며 시민들에게 촛불시위 자제를 호소했다. 배성한(56) 종로구지회장은 “두 달간 계속되는 촛불시위 때문에 광화문 인근 상인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참다 못해 캠페인을 벌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 목적은 캠페인이었지만 참가자들은 현수막을 펴고 피케팅을 하면서 간간이 “생존권을 보장하라”, “영업권을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하는 등 분위기는 흡사 생존권 보장 촉구 집회 같았다.

도로 점거 시위 때 주변 모든 거리가 아예 통제돼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광화문 주변 상인들은 매출이 70~80% 정도 줄었다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 근처에서 일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한달 이상 잇따른 예약 취소로 큰 피해를 봤다. A씨는 “하루 하루 ‘오늘은 도로 통제가 안 되겠지’하는 마음에 예약을 받았지만 시위가 계속되면서 손님들이 광화문 쪽으로 전혀 들어오지 못해 예약 취소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매출 피해는 물론 음식을 써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버리게 되면서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정부중앙청사 옆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B씨는 “오후 7시부터 오후 11시는 각종 회식이 몰리는 시간으로 음식점 매출의 70%를 차지하게 된다”며 “지금은 오후 7시 이후에는 전혀 영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정말 거리에 나앉을 판”이라고 말했다.

도로가 완전 통제되지는 않는 종로 주변 상인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긴 마찬가지였다. 종로1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C씨는 “시위 때문에 교통이 완전히 막히면서 사람들이 저녁 시간에는 종로에서 약속을 전혀 잡지 않는다”며 “임차료도 낼 수 없을 정도로 매출이 급감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광화문 일대 상인들의 서명을 받아 손해배상소송과 함께 촛불시위 주최 측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와 1800여개 참여단체를 고발할 계획이다. 배 회장은 “소속 상인들을 상대로 고발동의 서명을 받고 있으며 현재까지 400명의 상인이 뜻을 함께 했다”고 밝혔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