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페 ‘폭력조직’ 모집장?

촛불시위에서 쇠파이프와 각목 등 폭력시위가 등장한 가운데 인터넷에서도 불법·폭력 시위를 부추기는 일부 네티즌들의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고등학생들까지 경찰에 폭력으로 맞서는 80년대식 사수대를 모집하는가 하면 보수언론의 광고주 협박을 위한 별도의 조직 운영까지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개설된 인터넷 포털 다음의 ‘고등학생 사수대 동맹’은 카페 메인 화면을 통해 “전국의 고등학생들이여 일어나라”면서 “철저하게 사수대를 조직해서 발빠르고 전략적으로 대항해야 시위대를 보호하고 경찰폭력에 승리할 수 있다”고 밝히고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사수대를 모집하고 있다. 아이디를 밝히지 않은 한 네티즌은 게시판 글을 통해 “1만이 아니라 1000의 조직된 선봉대를 꼭 결성하시기 바랍니다. 7월5일 주말 투쟁에는 정말 저들의 폭력에제대로 된 저항권을 행사해 봅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대학생들 역시 다음 카페 ‘아고라 대학생 연합’을 통해 시위 최일선에 나설 대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카페지기인 ‘하얀설원’이라는 네티즌은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대학생 시위대 모집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전경에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 어떻게 공격해야하는지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면서 “전대협 선배님들께서는 최전방에서의 활동이 아닌 저희를 지원해 주시고 저희에게 가르침을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밝혔다.

같은 날 개설된 다음 카페 ‘국민의 부대 촛불 1004중대’는 사수대 모집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섰다. 1일 오전까지 모두 1247명이 가입한 이 카페의 메인 화면에는 ‘경찰의 부당한 공권력 사용에, 폭력이 아니라 정당한 저항으로써, 가장 앞장서는 사수대로써, 승리하겠습니다’라고 밝히고 있고 카페의 게시글 대부분이 경찰 진압에 대응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실제로 ‘-_-!!’의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추천 무기와 방어구’란 글을 올려 “강추무기 삼절곤입니다. 가방에 보관시 엄청 짧아지고, 타격시엔 마치 채찍을 휘두르는 느낌으로 먼 거리까지 타격할 수 있다”면서 “방패를 뺏은 후 3인 1조로 구성해 방패조는 가운데 서고, 양측에 삼절곤과 야구배트조가 서서 싸우면 최강”이라며 구체적인 경찰 타격 방법까지 밝히고 있다.

한편 다음 카페 ‘이명박 탄핵 범국민운동본부’에서는 보수언론의 광고주에 대해 협박 전화를 거는 ‘올빼미 통신원’까지 모집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카페는 지난달 초 ‘쥐(이명박 대통령을 지칭) 잡기에 앞장설 올빼미 통신원 1기 50명을 모집한다’는 공지사항을 올려 ‘올빼미 통신원’을 뽑았다. 통신원들은 3개월간 보수 언론에 광고한 업체에 항의, 협박전화를 걸고 인터넷에서 홍보를 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특히 이들은 출석 체크와 통신원이 작성한 글의 내용, 로그인 상황까지 빠짐 없이 검사할 정도로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철기자 hhand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