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시위, 보수 정권에 반기”

지난 두 달간 한국의 대규모 시위사태는 도화선이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보다는 보수정권에 대한 ‘진보그룹’들의 정치적 저항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지적했다.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부설 한미연구소의 돈 오버도퍼 소장은 1일 미외교협회(CFR)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한국의 시위사태에는 쇠고기 외에도 많은 다른 요소들이 있다”며 “어떤 면에서 쇠고기 문제는 가장 작은 요소이고 보다 많은 이유는 한국의 민족주의와 한국 내 다양한 그룹들의 저항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이 사태가) 10년 진보정권 집권 이후 한국인들이 보수주의자를 대통령으로 뽑았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으며 많은 부분 현재의 정치상황 즉 진보그룹의 보수주의자들에 대한 반대와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가 대규모 시위를 촉발시킨 사실과 관련, “쇠고기는 먹는 문제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반대집단에 가장 손쉬운 공략대상이 됐던 것”이라며“한국 정부 또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시위가 확산됐다”고 지적했다.

오버도퍼 소장은 그러나 “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쇠고기 문제에 대해 (용서못할 정도로)분노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보수정권이 하는 일에 반대의 뜻을 나타내기를 원하기 때문에 거리에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올해 미국 대선일정을 보면 연내 의회비준동의는 받지 못할 것이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보수정권으로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의 대북정책은 종전대로 거의 유지되고 있고 한국정부는 북한과의 어떤 갈등도 원치 않는다”며 “정작 한국의 새로운 보수정권과 얼마나 협력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는 쪽은 북한”이라고 분석했다.

오버도퍼 소장은 최근의 북핵 관련 사태 진전에 대해 “주목할 만한 것은 영변 핵시설 냉각탑 폭파라면서 “북한은 이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와 열정을 공개적으로 과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 최형두특파원choih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