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질서 지키는 시위문화 정착 계기되길”

“이번 소송을 계기로 불법 시위가 근절되고 바른 시위 문화가 정착될 수 있기 바랍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거리 시위로 피해를 본 상인들의 소송을 돕고 있는 ‘바른 시위 문화 정착 및 피해자 법률지원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재교(법학·변호사) 인하대 교수는 이번 소송의 의미를 상인들의 단순한 손해 배상이 아니라 우리의 시위 문화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소송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든 촛불시위가 계속되는 것을 보면서 법질서 확립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이 과정에서 상인들이 소송에 나서는 것을 보면서 이 소송을 통해 우리의 시위 문화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하고 적극 지원하게 됐다.”

―우리나라에서 시위 피해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실제 배상을 받은 사례가 있는가?

“내가 알기는 아직 없다.”

―판례가 없는 만큼 재판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그들의 도로 점거 시위가 상인들의 영업을 방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것이다. 경찰의 과도한 도로 봉쇄로 인해 상인들의 영업이 피해를 받았다는 논리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대책회의의 대규모 불법 시위가 궁극적인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국가를 손해배상 청구 대상으로 넣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국가가 법질서를 제대로 확립하지 못해 촛불시위가 과격, 불법시위로 번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는 논리와 국가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는 주장이 내부에서 모두 있었다. 토론을 많이 했는데 국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조금 더 많았다.”

―변호사 단체뿐 아니라 시민단체도 연합해 소송 활동을 지원한 것이 특이해 보이는데.

“이름을 보면 알겠지만 소송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바른 시위 문화 정착을 위한다는 대의도 있다. 대의에 동의하는 여러 단체가 힘을 합쳤다. 또 촛불시위 참여자들로부터 소송 참여자들을 적극 보호할 필요도 있어서 여러 단체가 각자의 영역에서 도울 수 있는 방향을 찾았다. 우리 내부에서 같이 활동했던 데 대한 평가가 있을 것이고 앞으로 더 바람직한 활동 방향을 모색할 것이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