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鄭사장 배임액 1890억원 사실상 확정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KBS 본사에서 열린 KBS 임시이사회 도중 이기욱, 남윤인숙, 이지영 이사(오른쪽부터)가 ‘정연주 사장 해임제청안’ 상정에 반대, 퇴장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곽성호기자

정연주 KBS 사장의 배임 혐의 형사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박은석 부장검사)는 8일 정 사장의 배임 액수를 1890억원대로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다음 주쯤 그동안 5차례나 소환에 불응한 정 사장에 대해 ‘강제구인’ 등을 통해 조사한 뒤 기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동안 정 사장의 정확한 배임 액수 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주 대검 중수부 산하 회계분석팀에 의뢰해 배임액 산정 작업을 진행해왔다.

검찰 관계자는 “정 사장에 대한 기소 뒤 공소 유지를 위해서는 원 단위까지 정확한 배임액 산정이 필요하다”며 “정 사장 조사팀과 회계분석팀이 자료를 교환하며 최종 배임 액수 산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현재까지 정 사장이 세금환급 항소심을 중도 포기해 회사에 모두 1890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 사장은 2005년 KBS가 국세청을 상대로 법인세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끝까지 진행했다면 최대 3431억원의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었으나, 556억원만 돌려받고 소송을 취하해 KBS에 최대 287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아왔다.

검찰이 배임액 산정을 사실상 마무리함에 따라 이제 관심은 정 사장에 대한 신병 처리로 모아지고 있다. KBS 이사회가 이날 정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통과시켰고, 내주 중 이명박 대통령이 정 사장을 해임할 경우 검찰은 공영방송 사장에 대한 ‘강제구인’이라는 그동안의 부담을 덜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정 사장의 해임 여부가 검찰 수사의 큰 방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신병 처리에 대한 고민은 그만큼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근 검찰이 중국 베이징올림픽 참관을 위해 출장을 떠나려는 정 사장에 대해 전격 출국금지 조치한 것도 검찰이 ‘강경론’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을 실어줬다. 검찰은 지난 7월 내내 그동안 수사 자료를 모아 정 사장에 대한 직접조사 없이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구인한 뒤 기소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해왔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